정부조직 개편안 입법예고 복지부서 분리… 인사-예산권 독립 일각 “컨트롤타워 역할엔 한계”
행정안전부는 3일 질본의 청 승격을 포함한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입법 예고했다. 법이 시행되면 현재 보건복지부의 소속 기관인 질본은 독립 조직이 된다. 별도의 예산과 인사권을 갖게 된다는 뜻이다.
지역 조직도 만들어진다. 질병관리청 소속으로 권역별 질병대응센터(가칭)가 생긴다. 이 밖에 복지부에 보건 분야를 담당하는 제2차관을 신설하기로 했다. 현 국립보건연구원의 감염병연구센터를 확대 개편한 국립감염병연구소도 설치된다.
질본이 질병관리청으로 승격되면 전문 인력을 확충하기가 용이해질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질본은 의사 등 의료 전문가 출신이 부족해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정 본부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감염병 위기 대응을 지원할 수 있는 지역 조직들, 감염병 역학연구나 정책을 개발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세부 내용은 행안부와 계속 협의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 질본 정원은 907명, 예산은 8171억 원이다.
초대 질병관리청장으로는 정 본부장이 1순위로 거론되고 있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 사태에서 차분한 대응과 뛰어난 소통 능력을 보여주며 국민들의 전폭적인 신뢰를 얻었다. 올 2월 23일 감염병 위기경보가 ‘심각’ 단계로 격상된 뒤 그가 머리를 자르고 나타나 “머리 감을 시간도 아껴야 한다”고 말한 내용이 회자됐다. 브리핑에서 “1시간보다는 더 잔다”라고 말한 게 화제가 되기도 했다. 외신도 정 본부장의 리더십을 조명할 정도로 K방역의 상징적 인물이 됐다.
그러나 일각에선 청 승격 이후에도 컨트롤타워로 기능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복지부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워지는 게 아니다. 지역조직이 아직 부실해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실제 입법 예고안에 감염병 업무라도 다른 부처의 협력이 필요하거나, 보건의료 체계와 관련이 있는 건 복지부가 계속 수행한다고 명시됐다. 또 국립보건연구원이 질본에서 복지부 산하로 바뀐다.
이미지 image@donga.com·김소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