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찬 비시즌 보내는 KCC 이정현
KCC 이정현이 2일 경기 용인 소재 팀 훈련장에서 ‘비하인드 백 패스’(등 뒤로 돌려서 하는 패스)를 보여주고 있다. 이정현은 지난해까지는 비시즌마다 국가대표에 차출돼 팀 훈련에 뒤늦게 참가했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주요 국제대회가 열리지 않게 돼 일찌감치 팀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고 있다. 용인=양회성 기자 yohan@donga.com
1일부터 한국농구연맹(KBL)이 허용하는 팀 훈련이 일제히 시작된 가운데 이정현은 코로나19로 인해 길어진 비시즌 기간을 그 어느 때보다 알차게 보내게 됐다. 2017∼2018시즌을 앞두고 KCC로 이적한 이정현은 KCC에서 보낸 3번의 비시즌 동안 매번 국가대표에 차출됐다. 2019∼2020시즌 KBL 전체 연봉 2위(7억2000만 원)로 명실상부 KCC 전력의 핵심이지만 비시즌 동안 팀원들과 손발을 맞출 시간이 부족해 늘 만족스럽지 않은 채로 시즌을 시작해야 했다. 특히 2019∼2020시즌을 앞두고는 농구 월드컵에 참가하면서 발목 부상을 당해 팀 훈련에 거의 참여하지 못했다. 이정현은 “한 달 정도 재활만 겨우 하고 시즌에 돌입했다. 전지훈련도 못 따라갔다. 심리적인 부담과 체력적인 부담이 겹쳐서 많이 힘들었던 시즌”이라고 돌아봤다. 이번 시즌엔 코로나19로 주요 국제대회가 열리지 않게 돼 팀 동료들과 호흡을 맞추는 데 주력하며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매년 강행군이 이어졌지만 이정현은 모든 경기에 출장하고 있는 ‘철인’이다. 팀 선배인 추승균 전 KCC 감독이 보유하고 있던 384경기 연속 출전 기록을 뛰어넘은 이정현은 420경기 연속 출전으로 이 부문 새 역사를 쓰고 있다. 지난해 10월 부산에서 열린 KT와의 방문 경기를 사흘 앞두고 급성 편도염으로 열이 40도까지 치솟았지만 링거 주사를 맞아가며 회복해 결국 코트를 밟았다. 당시 27분을 뛰며 15득점, 9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정현은 “연속 출전 기록 때문에 그렇게 독하게 경기에 나서는 거냐고 묻는 분들도 있다.(웃음) 만약 정말 뛸 수 없는 상태였으면 안 뛰었을 것이다. 선수 생활을 하면서 잔부상도 있었고 컨디션이 안 좋을 때도 많았지만 매번 뛸 만해서 뛰었다. 큰 부상이 없었던 게 큰 행운”이라고 말했다.
용인=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