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창한 숲-흙길-아담한 호수 등
자연환경 살린 10km 트레킹 코스
높낮이 적어 가족 나들이 코스로

국립대전현충원 주변 10여 km 구간에 조성된 보훈둘레길이 새로운 걷기 명소로 떠올랐다.이기진 기자
1985년 조성된 국립대전현충원은 일제강점기 독립유공자, 6·25전쟁 때 희생된 호국영령, 그리고 독재정권에 맞서다 희생된 민주열사, 순직 공직자 등 수많은 영령이 영면하고 있는 곳. 묘역과 함께 참배를 드리는 현충탑과 현충문, 각종 호국사진과 유품을 전시한 호국관, 군 전투 장비를 전시한 야외전시장 등으로 이뤄졌다. 현충문의 현판 글씨는 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 필체에서 안중근 의사 필체로 현판이 교체됐다.
2017년 완공된 현충원 둘레길은 울창한 숲과 호젓한 흙길, 아담한 호수 등 자연환경을 최대한 살린 트레킹 코스다. 빨강길(1.4km) 주황길(1.3km) 노랑길(1.4km) 초록길(2.2km) 파랑길(0.84km) 쪽빛길(1.4km) 보라길(1.5km) 등 7개 코스로 조성돼 있다. 그 주변에 설치된 호국영령 기념 시설들은 숙연함을 준다.
현충원에는 애국지사와 독립유공자, 의사자 등의 묘역이 있다. 대나무 숲길엔 독립투사들의 어록이 기록돼 있다. 손기정 선수의 묘소와 천안함 46용사 묘역, 연평해전 및 연평포격 도발 희생자의 묘역도 있다. 순직 공무원 묘역에서는 양승진, 유니나 선생님 등 세월호 교사 10명의 묘역도 보인다.
둘레길은 울창한 숲길과 정겨운 흙길이다. 높낮이가 심하지 않아 어린이와 노약자도 부담 없이 걸을 수 있다. 중간중간 쉼터도 마련돼 있다. 현충원 관계자는 “열린 현충원, 편안한 현충원을 추구한다. 경건한 복장이 아니어도 좋다. 편안하게 걷고 느끼면 된다. 언제나 환영한다”고 했다.
이기진 기자 doyo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