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이더, 열영상감시장비 등 포착됐는데 무시
사단장 비롯해 주요 관련자 엄중 조치 예고
제주도 무사증 입국 차단되자 서해안 침투

중국인 밀입국자들이 소형 선박을 타고 충남 태안 해변으로 밀입국한 가운데 이들의 움직임이 군 레이더 등 감시망에 포착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감시병들은 이를 낚싯배나 레저용 선박으로 간주하고 추적 감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해 6월 북한 목선 삼척항 입항 사건 당시 경계에 실패했던 군이 또 허점을 드러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 관계자는 5일 기자들과 만나 “현장 확인 결과 해안 경계작전 상 문제점을 확인했다”며 “지휘 책임이 있는 해당 사단장을 포함해 주요 직위자와 임무수행 과오 관련자를 엄중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합참 조사결과에 따르면 지난달 20일 중국인 8명이 소형 선박을 타고 중국 산둥성 웨이하이를 떠나 태안으로 밀입국할 당시 해안 레이더는 해당 선박으로 추정할 수 있는 식별 가능한 상태의 영상 표적을 6회 포착됐다.
같은 시간대 해안 복합 감시카메라 역시 해상에서 접근하는 선박을 4회 포착했다. 군이 보유한 열영상감시장비(TOD) 역시 3회 선박을 식별했다.
총 13회 포착했음에도 해당 운영 병력은 이 선박을 일반 레저용이나 낚싯배로 간주하고 추적 감시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4월19일 중국인 7명이 태안으로 밀입국했을 당시에도 해안 레이더가 수상한 소형 선박을 3회 포착했다.
군은 중국인 밀입국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후 제주도 무사증 입국이 차단되자 일부 중국인들이 서해안을 새로운 밀입국 경로로 택하고 있다는 것이다.
합참 관계자는 “과거에는 근해까지 와서 작은 배로 갈아타서 들어오거나 연안에서 뛰어내려서 (수영으로) 왔다. 또는 제주도 무사증 경로로 들어와서 불법 취업이나 불법 체류를 했었다”며 “그런데 2월부터 제주도 무사증 제도가 없어지고 양상이 바뀌었다. 우리도 충분히 대비했어야 했는데 간과한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경계 실패가 드러남에 따라 군은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합참 관계자는 “우리 군은 전 해안 지역을 정밀 분석해서 취약지역에서 해안 감시 장비를 추가로 운용하고, 미식별 선박이나 의아 선박 수색정찰에 대대급 무인기를 활용하겠다”며 “순찰조도 보강하는 등 전반적인 보완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