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뉴스1 © News1
태영호 미래통합당 의원은 지난 4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대북전단(삐라) 살포를 비판하는 내용의 담화를 발표한 것이 신형 무기 공개나 무력도발에 앞선 행동일 가능성을 제기했다.
태 의원은 6일 페이스북에 ‘김여정 담화와 관련된 입장문’이라는 제목의 글을 올리고 “김 부부장의 담화는 내부결속과 외부 과시를 위한 새 전략무기 공개나 도발의 전주곡일 수 있다”며 이렇게 밝혔다.
태 의원은 “김 부부장이 우리 정부를 압박해 대북전단 살포를 중지시키려면 대남 매체를 통해 발표해도 충분했을 것”이라며 “그러나 북한 주민 교양용으로 이용하는 노동신문에 이를 발표한 것은 대외용이라기보다 대내 결속용 성격이 짙다”고 분석했다.
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 대선이 끝날 때까지 북미·남북 관계에서 진전이 없을 것이라고 판단한다면 새 무기를 공개해 대미·대남 협상력을 높이고, 경제상황 악화로 흔들리는 북한 내부 상황을 극복하려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태 의원은 정부가 김 부부장의 담화 발표 이후 “대북 삐라는 백해무익”이라며 단호한 대응 방침을 밝힌 것이 부적절한 처사였다는 지적도 내놨다.
그는 남북이 4·27 판문점 선언에서 군사분계선 일대 확성기 사용과 전단 살포를 하지 않기로 합의했지만, 민간에서 살포하는 전단은 현실적으로 관리가 어렵다면서 “정부는 우리에게 미흡한 측면이 있었던 것처럼 인정하고 수습하는 모양새를 보이지 말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태 의원은 “북한이 우리 정부의 4·27 선언 이행 미흡을 명분으로 이 선언을 깨고 도발할 수 있다”며 “사실 판문점 선언이 이행되지 못한 건 김정은 정권 때문이라고 전 세계가 인정하고 있는데도, 한술 더 떠 ‘법을 만든다’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하는 건 우리 정부가 보일 모습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미국·중국 등 주변국과의 품격 있는 외교를 통해 우리 외교의 힘으로 김정은 정권의 전략적 도발을 억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아울러 태 의원은 김 부부장이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신문에서 탈북민의 존재를 인정했다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했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우리 인민들은 ‘탈북자’ 쓰레기들이 저지르는 반공화국 삐라살포행위와 이를 묵인하는 남조선당국의 처사에 치솟는 분노와 혐오감을 느끼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태 의원은 “내 기억에는 ‘김씨 일가’가 말한 탈북민이라는 단어가 북한 공식매체에 보도된 적이 없다”며 “‘탈북’이라는 용어 자체가 북한 체제의 실패를 인정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