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엇갈린 K리그 최강 골잡이들의 명암…펠리페 웃고, 타가트 눈물

입력 | 2020-06-07 21:05:00

광주 펠리페.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수원 삼성과 광주FC의 ‘하나원큐 K리그1 2020’ 5라운드 경기의 화두는 분명했다. 외국인 골잡이들의 활약. 수원은 타가트(호주), 광주는 펠리페(브라질)에게 전방을 맡겼다.

나란히 득점왕을 차지한 둘의 활동 무대는 달랐다. 타가트는 K리그1에서 20골·1도움을 올리며 맹위를 떨쳤고, 펠리페는 K리그2에서 19골·3도움으로 소속 팀의 ‘다이렉트 승격’을 이끌었다. 그런데 올 시즌은 지난해와 다르다. 불편한 침묵이다.

이는 선수 개인만의 문제가 아니다. 믿었던 스트라이커들이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하면서 팀도 부진에 빠졌다. 수원은 이전까지 1승1무2패(승점4)를 거뒀지만 3득점(4실점)에 머물렀다. 광주는 더 심각했다. 1무3패(승점1)의 꼴찌 팀은 1득점(5실점)이었다.

빈공 탈출과 함께 반전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한 90분. 둘의 명암은 극명하게 갈렸다. 웃은 쪽은 펠리페였다. 후반 추가시간 K리그1 마수걸이 득점포를 가동했다. 에이스가 잠에서 깨어나자 광주도 고대한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두 주먹을 불끈 쥐며 벤치를 향해 달려가던 펠리페의 표정은 더 없이 행복했다. 이전까지 상대전적 2승5무7패 절대 열세도 광주의 짜릿한 원정 승리로 균열이 나기 시작했다.

대단히 치열한 승부였다. 타가트와 펠리페의 고립 현상은 이날도 한참 이어졌다. 에이스를 차단하려는 밀집수비에 좀처럼 틈을 얻지 못했다. 결국 타가트는 후반 31분 크르피치와 교체돼 벤치로 돌아갔다. 반면 광주는 펠리페를 끝까지 믿었고, 막판 수원의 수비 집중력이 떨어진 틈을 놓치지 않았다.

펠리페가 살아난 배경에는 측면의 역할도 크다. 부상을 털고 돌아온 ‘특급 윙어’ 엄원상이
부지런히 오른쪽 사이드를 파고들자 수원의 수비진도 자주 분산됐다. 답답함 속에서도 “펠리페는 제 몫을 하고 있다. 주변이 살아나면 화력도 살아날 것”이라며 펠리페에게 기회를 부여한 광주 박진섭 감독의 믿음이 통했다.

수원|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