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곳곳에 멍, 피 흘린 자국…의붓아버지-친모 학대 피해 도망친 아이

입력 | 2020-06-07 21:55:00

경남 창녕에서 초등학생 여자아이를 학대해 온 계부와 친모가 경찰조사를 받고 있다. 사진은 경남 창녕경찰서 전경. © 뉴스1


경남 창녕에서 초등학생 여자 아이가 부모로부터 상습 학대를 당한 정황이 드러나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경남 창녕경찰서는 7일 A 양(9)을 학대한 혐의(아동학대)로 의붓아버지 B 씨(35)와 친모 C 씨(27·여)를 불구속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18년부터 최근까지 A 양을 때리는 등 상습적으로 학대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의 범행은 지난달 29일 오후 6시20분경 창녕의 한 거리에서 눈에 새까만 멍이 든 채 배회하는 A 양을 발견한 시민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드러났다. 당시 A 양은 몸 곳곳에 멍 자국이 있었으며, 손가락은 심하게 훼손된 상태였다. 급하게 도망친 듯 잠옷과 성인용 슬리퍼를 신은 상태로 머리에는 피를 흘린 자국도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시민은 근처 편의점으로 A 양을 데려가 밴드 등으로 손을 치료하며 사정을 물은 뒤 112에 신고했다.

B 씨는 경찰조사에서 “딸이 말을 듣지 않아서 훈육했다”면서도 상습 폭행 등 일부 혐의는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현병을 앓는 친모 C 씨는 건강 상태 등을 고려해 조만간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 경찰은 A 양을 이들에게서 분리한 뒤 병원 치료를 받게 하고 있다. 또 아동보호전문기관을 통해 자세한 피해 진술을 확보 중이다. A 양은 보호기관과의 상담에서 “2년 넘게 부모 모두에게 자주 맞았고 만날까봐 두렵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창녕=강성명 기자 sm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