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보다 느린 공을 던지고 있지만 승수를 쌓는 속도는 남부럽지 않다. 두산 베어스 좌완 투수 유희관이 또 웃었다.
두산은 7일 오후 5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0 신한은행 쏠 KBO리그 KIA 타이거전에서 3-2로 이겼다.
두산 좌완 역대 최다승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는 유희관은 이날 선발로 등판, 7이닝 2실점 투구로 승리투수가 됐다.
시즌 첫 등판(5월8일 KT전)에서 4이닝 10피안타 5실점으로 패전투수가 돼 불안감을 자아냈지만 이후 5번의 등판에서 4승을 쓸어담으며 빠르게 페이스를 되찾았다. 유희관의 호투 속에 두산은 주말 3연전을 모두 이겼다.
유희관은 경기 후 “팀이 연승을 달리고 있어 선발로서 책임감을 갖고 많은 이닝 던지려고 했다. 7이닝을 소화해 기쁘다”고 활짝 웃었다.
유희관은 자신과 배터리를 이룬 포수 박세혁에게 승리의 공을 돌렸다. “경기 전부터 코치님, 세혁이와 연구를 많이 했다. 경기에서는 우리 팀 주전 포수인 세혁이를 믿고 던졌다. 세혁이가 수비에서 뿐만 아니라 공격에서도 결승타를 쳐줘서 너무 고맙다”고 했다.
박세혁은 타석에서도 4타수 3안타 1타점 1득점으로 유희관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유희관은 “시즌을 마칠 때까지 더 이상의 부상 선수 없이 팀 구성원 모두 건강하게 같이 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이번 주 5승1패를 기록한 2위 두산(19승10패)은 비교적 가벼운 마음으로 선두 NC 다이노스(23승6패) 원정길에 오르게 됐다. 격차가 4경기라 당장 순위를 바꿀 수는 없지만 거리를 좁힐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유희관은 “NC와 중요한 일정이 있는데,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이어갔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김태형 감독은 “희관이가 긴 이닝을 책임지며 자기 역할을 다했다. 뒤에 나온 투수들도 잘 막아줬고, 세혁이도 공수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다”고 칭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