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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피해 근로자에 퇴직연금 담보대출 허용

입력 | 2020-06-08 03:00:00

정부, 천재지변에 감염병 포함 추진
적립금 50%내… 중도인출도 가능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근로자가 자신의 퇴직연금을 담보로 자금을 융통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정부는 이를 위해 올해 하반기 금융정책 과제 중 하나로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시행령 등 제반 규정을 개정할 예정이다.

7일 고용노동부와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현행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은 근로자가 본인의 퇴직연금을 담보로 대출을 받는 것을 엄격히 제한하고 있다. 다만 무주택자의 주택 구입이나 전세금 납부, 6개월 이상 요양이 필요한 경우의 의료비, 파산선고·회생 절차 개시, 기타 천재지변 등 예외적 경우에만 퇴직연금 담보대출이 허용된다.

정부는 ‘기타 천재지변’의 범위를 확대해 감염병 같은 사회적 재난까지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본인이나 배우자, 부양가족이 코로나19 진단을 받거나 격리돼 수입이 급감한 경우도 퇴직연금 담보대출 사유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일시 해고를 당할 때도 담보대출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담보대출을 허용한다 해도 담보는 퇴직연금 적립금의 50%로 제한해 근로자의 노후자산이 완전히 바닥나는 일은 막도록 할 방침이다.

코로나19를 퇴직연금 중도 인출 사유로 인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현재 중도 인출은 확정급여(DB)형에서는 허용되지 않고 확정기여(DC)형이나 개인형퇴직연금(IRP)에서만 가능하다. 다만 퇴직연금 담보대출과 마찬가지로 주택 구입이나 전세금·보증금, 파산선고·개인회생 절차 개시, 대학등록금·혼례비·장례비 등을 중도 인출 사유로 명시하고 있다.

정부는 시행령 개정 작업을 조만간 시작할 예정이다. 입법예고 등의 절차 때문에 실제 시행까지는 약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