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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수 할머니 “윤미향, 죄 지었으면 벌 받아야”

입력 | 2020-06-08 03:00:00

대구 위안부 피해자 추모식 참석
“26년간 도와준게 없어… 회견 안 봐… 끝끝내 원수 갚겠다” 울분 토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6일 오전 대구 중구 희움역사관에서 열린 대구경북 위안부 피해자 추모의 날 행사에 참석해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대구=뉴시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는 6일 대구 중구 서성로 희움(희망을 모아 꽃 피움)역사관에서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이 마련한 대구경북 위안부 피해자 추모의 날 행사에 참석해 이렇게 말했다. 이 할머니는 이날 정의기억연대(정의연) 의혹 등을 거론하며 윤미향 더불어민주당 의원(전 정의연 이사장)을 재차 비판했다.

이 할머니는 기자들이 윤 의원에 대한 심경을 묻자 “26년간 하나도 도와준 게 없다. (위안부 피해 해결 활동을 위해) 미국에 가자고 했을 때 따라간 사람이 한 명도 없다”며 울먹였다. 희움역사관을 나설 때 윤 의원에 대해서 “할 말이 없다. 죄를 지었으면 벌을 받아야 한다. 기자회견은 보지 않았다. 뭐 하려고 보느냐”고 말했다.

앞서 이 할머니는 위안부 피해자들 사진 아래 놓인 제사상 앞에서 한참을 기도하고 슬픈 표정으로 흐느꼈다. 또 술잔을 올리면서 “언니들 여태까지 이렇게 할 일을 못 하고 내가 이렇게 울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언니들 나는 끝끝내 이 원수를 갚겠다. 위안부 역사관으로 떳떳한 교육관으로 만들어 반드시 위안부 문제를 사죄 받고 배상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할머니는 “수요일 데모(수요 집회) 이거는 없애야 한다. 내가 이걸 해결하고 저 하늘나라로 가야지 먼저 간 언니들한테 말을 할 수 있지”라고 말했다. 그는 “김복동 할머니는 한쪽 눈이 보이지 않는데 온 데 다 끌려 다녔다. 이용한 악덕한 사람들이 있다. 그래서 난 올바른 역사를 알아야 한다 생각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신대할머니와 함께하는 시민모임은 매년 6월 6일을 대구경북 일본군 피해자 추모의 날로 정하고 세상을 떠난 피해자들을 추모한다. 대구경북에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7명이 여성가족부에 공식 등록돼 있다. 이들 중 25명은 작고했으며 현재 대구에는 이 할머니가, 경북 포항에 1명이 생존해 있다.

대구=장영훈 기자 j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