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20대 고용률 54.6%에 그쳐… 외환위기 때보다 취업문 좁아져 “눈높이 낮췄지만 알바도 가뭄”… 복제약 테스트 투입도 감지덕지
박 씨는 생동성시험 아르바이트 참가자 중 한 명이다. 1, 2차에 걸쳐 열흘가량 투약과 채혈을 반복한다. 모두 끝나면 약 130만 원을 받는다. 현재 1차 시험 중인 박 씨는 “솔직히 부작용이 걱정되지 않는다면 거짓말”이라고 털어놨다. 한 정보기술(IT) 업체에 다니던 박 씨는 지난달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무급휴직을 통보받았다. 회사는 복직 시기를 말하지 않았다. 재취업에 나섰지만 아르바이트 자리도 없었다. 그는 “주사 맞으며 누워 있는데 내가 돈 벌 수 있는 곳이 여기뿐이란 생각에 자괴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박 씨 가족은 그가 무급휴직 중이고, 생활비 마련을 위해 생동성시험 참가 중인 걸 모른다.
이날 임상시험센터 대기실에는 청년 13명이 신체검사를 기다리고 있었다. 작가를 지망하며 출판사 취업을 준비하던 조모 씨(22)도 이 중 한 명이다. 그는 올해 초 군 전역 후 자신의 꿈을 접었다. 소설가의 꿈을 키우기엔 하루하루 살아가는 게 비상이었다. 조 씨는 “꿈을 이루기 위해 준비해온 나도, 친구들도 이제는 뭐라도 해서 먹고살자면서 생존을 걱정하고 있다”며 “코로나19 때문에 준비한 모든 게 무너지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식당 서빙을 비롯해 여러 아르바이트를 경험한 조 씨도 최근 생동성시험 같은 단기 일자리를 찾아다니고 있다. 3년째 취업 준비 중인 손모 씨(32)는 “이제는 어디 받아주는 곳만 있어도 고마울 것”이라고 말했다.
송혜미 1am@donga.com·박성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