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채권단 “아시아나 끝내 매각 무산된다면…분리매각 방안 검토”

입력 | 2020-06-08 13:27:00

서울 강서구 김포공항 계류장에서 관계자들이 아시아나항공 여객기에 화물을 싣고 있다. 뉴스1 © News1


HDC현대산업개발이 끝내 아시아나항공 인수를 포기한다면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 자회사 저비용항공사(LCC) 등에 대한 통매각 원칙에서 물러나 분리 매각하는 방안도 검토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산은은 최근 ‘국정감사 결과 시정 및 처리 요구사항에 대한 보고서’에서 ‘아시아나항공 매각 과정에서 자회사 분리매각을 검토해볼 것’이라는 지난해 국회 정무위원회의 요구사항에 대해 “아시아나항공 조기정상화라는 목표 하에 통매각으로 추진했으나 매각 무산시 다각적인 방안에 대해 검토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다시 매각작업을 해야 하는 상황이 되면 아시아나항공과 자회사들을 함께 묶어서 매각하는 통매각을 고집하지 않고 분리 매각 등을 추진하겠다는 의미다.

앞서 산은은 통매각 원칙을 적용해 아시아나항공을 비롯해 자회사인 에어서울, 에어부산, 아시아나IDT, 아시아나개발, 아시아나세이버, 아시아나에어포트 등 6개 회사를 지난해 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 컨소시엄에 매각했다. 매각의 신속성, 항공 관련 시너지효과, 매각가격 극대화 등을 위해선 통매각이 우선시 돼야 한다는 이동걸 산은 회장의 견해가 반영됐다.

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대우 컨소시엄은 지난해 12월 2조5000억여원에 아시아나항공와 그 계열사들을 인수하기로 했다. 금호산업이 보유한 아시아나항공 지분 30.77%를 3228억원에 사고 약 2조1777억원의 유상증자를 진행하는 조건으로 경영권 인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다.

그러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항공업계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현대산업개발의 아시아나항공 인수가 무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은 해외 경쟁당국의 합병 승인 등 인수를 위한 선행 조건이 아직 충족되지 않았다면서 아시아나항공 주식취득을 무기한 연기했다. 이에 대해 현대산업개발이 아시아나항공의 몸값을 낮추려는 의도라는 분석도 나왔지만 시간이 갈수록 인수를 철회할 수 있다는데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다.

아시아나항공 매각 딜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항공업의 불확실성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자 채권단이 파격적인 수정 제안을 하지 않는 한 이러한 위험을 떠안지 않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아시아나항공의 부채비율은 올해 3월말 6279%까지 악화했고 12조5951억원의 부채는 13조2040억원으로 더 늘었다. 1조1161억원의 자본금은 잠식되고 있다.

이윽고 채권단은 최근 현대산업개발에 “6월말까지 아시아나항공 인수 의사를 밝혀야 계약 연장이 가능하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냈다. 채권단이 입장 표명을 요구한 6월말은 현대산업개발과 미래에셋 컨소시엄이 금호산업과 지난해 12월 아시아나항공 주식매매계약(SPA)에서 기재한 거래종결 시한이다. 당시 계약서에선 반드시 계약일로부터 6개월 내에 거래종결이 이뤄져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는데 오는 27일까지 유효한 셈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