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코로나 충격 벗어난 주식시장 전망
8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서 한 직원이 주가와 환율이 적힌 전광판 앞을 지나가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2.42포인트(0.11%) 오른 2,184.29로 마감하며 코로나19가 본격 확산되기 이전 수준에 안착했다. 뉴시스
○ 유동성이 밀어 올린 한국 증시
8일 코스피는 2,184.29에 거래를 마쳐 정부가 코로나19 감염병 위기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하기 직전인 올 2월 21일(2,162.84) 이상으로 회복했다. 장중 한때 1% 이상 오르며 2,200대에 올라서기도 했다. 종가 기준 1,450대까지 떨어진 3월 19일 연중 저점에 비해서도 약 49% 올라 1월 22일의 연중 고점(2,267.25)에 거의 다가선 상태다. 이는 다른 주요국에 비해서도 빠른 회복세다.금융투자 업계에서는 한국 증시 상승세가 당분간 지속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분위기다. 풍부한 유동성이 증시를 지탱하고, 기업 실적도 내년에는 올해보다 나아질 가능성 때문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저금리로 개인 자금이 증시에 역사적 수준으로 몰렸고, 기업 실적도 분명 올해보단 내년이 나을 것이란 기대감이 크다”며 “감염병 재확산 등 변수가 없다면 추가 상승 여력이 있어 보인다”고 했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도 “미국 독일 등의 경기부양책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있는 만큼 상승 흐름을 벗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 18년 만의 최대 고평가, 기업 실적과 괴리 부담
하지만 최근의 가파른 증시 회복세가 실제 기업들의 실적 악화를 제대로 반영한 것인지 불확실하다는 우려와 함께 이미 ‘고평가’ 구간에 진입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더 오르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실물경기 부진의 실체를 꼼꼼하게 살필 것을 당부하기도 했다. 기대감에 의존한 상승세는 위기 상황에서 급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다. 김예은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중앙은행의 유동성 공급이나 심리지표 개선 흐름 등은 분명 긍정적이지만 코로나19로 인한 실물경기 위축이 예상보다 더 부정적일 수 있고, 미중 갈등이나 미국 대선 등 변수들이 상존하고 있다”며 “펀더멘털에 대한 냉정한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자현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