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머니 컨설팅]아파트 재건축때 동-호수 배정은

입력 | 2020-06-09 03:00:00


조수연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부동산수석전문위원

Q. 한강변 재건축 아파트 매입에 관심이 많다. 무엇보다 신축 후에 받게 되는 동·호수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아파트 재건축 시 동·호수 배정은 어떻게 하는지 궁금하다.

A. 다주택 보유에 대한 부담이 큰 상황에서 하나를 가져야 한다면 입지, 주변 환경, 접근성 그리고 조망 등이 우수한 아파트를 선택하겠다는 생각은 당연하다.

신축 아파트 거래 사례를 보면 동일한 단지 안에서도 같은 면적이 크게는 수억 원씩 차이가 나는 경우가 있다. 보통 동·호수별로 다른 조망권이나 접근성 등에 기인한다. 따라서 재건축 아파트를 매입할 때 새로 배정받게 되는 동·호수는 향후 자산 가치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

재건축 시 동·호수를 배정하는 방법은 법에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재건축 사업을 진행하는 조합이 관리처분 절차에 따라 의결하고 정관에 담아 따르는 것이 전부다.

과거에는 저층 아파트를 재건축할 경우 조합원 물량에 대해 구분 없이 추첨해서 배정해도 조합원 물량이 일반분양분 대비 양호하다면 큰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중층단지의 재건축이 활발해지고 동·호수에 따라 가격 편차가 커지면서 조합원 간 동·호수 배정에 따른 잡음과 충돌이 잦아지게 됐다.

2015년 준공 후 입주한 이촌동 첼리투스(렉스아파트 재건축) 단지의 동·호수 배정 사례는 그런 의미에서 좋은 본보기로 삼을 수 있다. 서울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았던 2010년 초반이었으나 당시 460가구 조합원들은 재건축 관리처분을 진행하면서 같은 가구 수를 유지하면서 단일 면적으로만 구성된 아파트를 짓는 것으로 확정했다.

또 한강 조망권을 가진 단지의 조합원들은 종후자산이 동과 층수에 따라 가치에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에 동의했다. 그리고 감정평가기관을 통해 기존 아파트를 동과 층수를 기준으로 10등급으로 세분화하고 준공 후의 새로운 아파트도 동일하게 10등급으로 세분화하여 동일 등급 안에서 조합원들이 추첨해 동·호수를 배정하는 방식을 선택했다. 위의 동·호수 배정 방식은 전체 조합원 중 이탈(현금 청산) 가구가 한 가구밖에 되지 않을 정도로 합리적이었고 재건축을 성공적으로 완료하는 데 크게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러한 등급별로 수평 이동하는 동·호수 배정 방식은 강남의 대표적 재건축 단지인 청담 S아파트에서 12등급까지 세분화해 적용하는 등 하나의 배정 기준이 되어 상황에 맞게 진화하는 모습을 보인다.

또 다르게는 3개층을 하나의 그룹으로 나눠 같은 그룹 내에서만 추첨하는 방식도 널리 쓰이고 있다. 서초구에서 최근 재건축 진행된 다수의 단지가 이렇게 층수별로 그룹을 나누는 방법으로 진행했다.

재건축 사업은 가구별 보유한 대지 지분을 땅값으로 거래해 신축에 필요한 건축 투입 비용을 추가로 부담한다. 신축 아파트의 시장 거래 가격을 예상해 그 차이를 수익으로 기대한다. 재건축 매입 당시부터 향후 배정받게 되는 대략적인 층과 조망을 예상할 수 있어야 투자의 안정성을 기할 수 있을 것이다. 앞으로도 동·호수 배정 방식은 재건축 사업에 있어 매우 중요하게 여겨질 것이다. 사업 시행을 준비하는 조합 입장에서는 이미 검증된 방식을 적용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된다.

따라서 재건축 아파트 매입을 계획한다면 해당 물건의 동·호수 수준을 세분화하고 어떤 등급에 해당할지 예상한 후 거래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조수연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부동산수석전문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