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석기자 silverstone@donga.com>
9일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결과를 기다리던 삼성 주요 임원들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삼성 임직원들은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시작된 8일 오전 10시 30분 이전부터 서울구치소와 서초사옥 등에서 초조하게 법원의 결과를 기다렸다.
삼성은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한 직후 변호인단 이름으로 “법원의 기각사유는 ‘기본적 사실관계 외에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 등 범죄혐의가 소명되지 않았고, 구속 필요성도 없다는 취지”라며 “향후 검찰 수사 심의 절차에서 엄정한 심의를 거쳐 수사 계속과 기소 여부가 결정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최악의 사태는 피했다”면서도 “이제 한 고비 넘겼다”는 분위기다. 이번에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검찰이 재청구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글로벌 기업의 총수가 주가 시세조종 혐의로 수사를 받는 것 자체가 대외 신인도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있다.
한 고비를 넘긴 삼성은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외부 전문가 및 시민 등에 합병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가 적법했다는 것을 소명할 기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시에 지난달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에서 밝힌 ’뉴 삼성‘ 비전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변화된 삼성을 보이겠다는 의지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