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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고비 넘긴 삼성 “검찰수사심의위 소집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에 기대”

입력 | 2020-06-09 03:47:00

<송은석기자 silverstone@donga.com>


9일 법원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하자 결과를 기다리던 삼성 주요 임원들은 일단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삼성 임직원들은 구속영장실질심사가 시작된 8일 오전 10시 30분 이전부터 서울구치소와 서초사옥 등에서 초조하게 법원의 결과를 기다렸다.

삼성은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한 직후 변호인단 이름으로 “법원의 기각사유는 ‘기본적 사실관계 외에 피의자들의 책임 유무 등 범죄혐의가 소명되지 않았고, 구속 필요성도 없다는 취지”라며 “향후 검찰 수사 심의 절차에서 엄정한 심의를 거쳐 수사 계속과 기소 여부가 결정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삼성은 “최악의 사태는 피했다”면서도 “이제 한 고비 넘겼다”는 분위기다. 이번에 구속영장이 기각됐지만 검찰이 재청구에 나설 가능성도 없지 않다. 글로벌 기업의 총수가 주가 시세조종 혐의로 수사를 받는 것 자체가 대외 신인도를 떨어뜨릴 수밖에 없다는 우려도 있다.

재계 관계자는 “1년8개월 동안 삼성 직원 110여 명은 430여 차례 검찰에 소환됐다. 영장이 기각되더라도 여전히 수사를 받고 있다는 점은 변화가 없다”며 “삼성으로서는 수사 리스크에서 당분간 벗어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삼성은 앞서 7일 이례적으로 호소문을 내고 “장기간에 걸친 검찰 수사로 인해 정상적인 경영이 위축돼 있고, 그런 가운데 코로나19 사태와 미중간 무역분쟁으로 대외적인 불확실성까지 심화되고 있다. 지금의 위기가 삼성으로서도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것”이라고도 강조하기도 했다.

한 고비를 넘긴 삼성은 검찰수사심의위원회 소집이 받아들여질 가능성에도 기대를 걸고 있다. 외부 전문가 및 시민 등에 합병이나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 처리가 적법했다는 것을 소명할 기회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동시에 지난달 이 부회장의 대국민 사과에서 밝힌 ’뉴 삼성‘ 비전 실천을 위한 구체적인 이행방안을 추진할 것으로 보인다. 변화된 삼성을 보이겠다는 의지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