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원금 사적 사용'으로 문제 불거져 민원 등 이어지자…후원금 도로 입금 민원인 "늘 이런 식…안 걸리면 간다"
위안부 피해자 지원시설인 나눔의 집이 후원금 부정 사용 의혹으로 큰 곤혹을 치르고 있는 가운데, 최근 채용한 이 시설의 신임 사무국장 역시 비위 의혹이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번에도 나눔의 집 후원금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의혹인데, 문제 제기가 나오자 해당 직원은 사용했던 후원금을 원상복구 시킨 것으로 파악됐다.
9일 뉴시스의 취재를 종합해 보면, 익명을 원한 A씨는 지난달 30일 나눔의 집 시설 사무국장 최모(34)씨가 비위행위를 했다며 경기도 광주시에 민원을 접수했다.
A씨에 따르면 최 사무국장은 지난달 14일 나눔의 집 시설 주차장으로 사용되어 온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원당리 68번지 토지의 명의를 안신권 시설장에서 나눔의집 법인으로 가등기하기 위해 지불해야 할 수수료 80만원을 후원금으로 납부한 의혹을 받는다.
최 사무국장은 후원금 부정 사용 의혹이 불거진 후 횡령 혐의를 받던 김모 전 사무국장 후임으로 지난 4월 채용돼 현재 수습 기간 중이다.
A씨는 “나눔의 집 직원들의 공익제보 이후 경기도 특별지도점검이 시작되자 지난달 14일 안 시설장이 법무사 도움을 받아 68번지를 법인 명의로 가등기 신청했다”면서 “이전까지는 해당 부지는 안 소장 명의였다”고 밝혔다.
이어 “같은 날 안 시설장이 법인회계를 담당하는 직원에게 법무사 비용을 납부하라고 종용하자 회계직원은 후원금으로 개인토지 등기변경 수수료를 납부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면서 “이 사건은 당시 감사 중이던 경기도 공무원분들에게 직원들이 이 사실을 전하면서 일단락되는 듯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런데 지난 4월 조계종 법인에서 채용한 시설 사무국장 최모씨가 후원금으로 법무사 비용 약 80만원을 납부한 사실을 알게 됐다”고 전했다.
또 A씨는 “광주시가 나눔의 집에 대해 지도점검을 한 후 법인과 시설의 회계를 분리하라고 했고, 시설 운영진도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음에도 이런 행위를 또 했다”면서 “결국 나눔의 집 문제라는 게 스님이 채용한 운영진이 할머니가 아닌 스님을 위해 일하면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A씨는 자신이 민원에 대해 광주시로부터 ‘귀하께서 제기하신 나눔의집 사무국장 비위행위(회계부정행위)에 대해서는 행정절차법에 따라 처분사전통지 의견제출 기한(오는 12일) 경과 후 행정처분 예정임을 알려드린다. 추후 조치결과를 회신하도록 하겠다’는 답변을 들은 것으로 확인됐다.
또 최 사무국장은 관련한 문제 제기가 시설 내에서 계속되자 사용했던 후원금 80만원을 지난 2일 다시 후원금 계좌로 입금한 것으로 알려져 광주시의 추후 조치가 진행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A씨는 “늘 이런 식”이라면서 “안 걸리면 가는 거고, 걸리면 반환한다”라고 말했다.
해당 내용에 대해 최 사무국장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내부적인 회계 문제라 이렇다 저렇다 말씀드리기 그렇다”면서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나중에라도 수정할 것”이라고 답했다.
한편 A씨는 최씨가 조계종 법인과 관계된 인물이라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실제로 최씨는 경남서부아동보호전문기관에서 지난 2012년부터 올해까지 8년간 일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해당 기관 대표이사는 원행 스님이다. 원행 스님은 20여년간 나눔의 집 상임이사 겸 위안부 역사관 관장으로 일하다 36대 총무원장 취임 이후인 2018년 나눔의 집을 떠났다.
이와 관련해 A씨는 “광주시에 최 사무국장의 채용을 막아달라는 민원을 수차례 넣었는데, 서류상 문제없다는 말만 반복해 들었다”면서 “광주시가 문제를 해결하는 쪽이 아니라 법인 측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는 의심을 지울 수가 없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후원금 의혹을 받는 나눔의 집에 대해 경찰은 관련 자료를 압수해 분석하는 등 본격적으로 수사를 진행 중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