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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토 사무총장 “韓 등과의 협력 강화로 글로벌규칙 지켜내야”

입력 | 2020-06-09 15:13:00

"美나 유럽 단독으로 러·중 도전 마주하기 어려워"
"괴롭힘과 강요 아닌 자유와 민주주의 기반 세상"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사무총장은 8일(현지시간) 러시아와 중국의 도전 속에서 세계 최대 군사동맹 나토의 30개 회원국들 간 협력 강화를 통해 법을 기반으로 한 세계질서 수호 및 민주주의 옹호를 촉구했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2030년까지 나토의 비전을 제시하는 ‘나토 2030’ 계획을 발표하는 연설에서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의 여파로 많은 국가들에서 준비 부족과 건강체계에 심각한 약점이 드러났기 때문에 미국 주도의 나토가 더욱 정치적이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로나19 이후의 뉴노멀(변화에 따른 새 기준) 시대의 도전은 미국이든 유럽이든 혼자서 감당할 수 없다”면서 “2030년을 앞두고 한국과 호주, 일본, 뉴질랜드 등 같은 생각을 공유하는 국가들과 더욱 긴밀히 협력해 수십년간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온 글로벌 규칙과 제도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스톨텐베르그는 또 회원국들에게 “괴롭힘과 강요가 아니라 자유와 민주주의 기반 위에 세워진 세상을 위해 일어서라”고 촉구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유럽의 동맹국들의 국방비 지출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비난하고 유럽의 철강 및 자동차 등에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위협하면서 미국과 유럽 관계는 수십년 래 최악을 기록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파리 기후협정과 이란 핵협정에서 탈퇴했고 중국이 사실상 세계보건기구(WHO)를 지배하고 있으며 WHO가 코로나19와 관련 세계를 오도했다고 비난하며 WHO에 대한 자금 지원을 끊겠다고 위협했다.

스톨텐베르그는 “앞으로 10년간 우리가 직면할 도전은 우리 중 누군가가 혼자 마주하기에는 너무 크다. 유럽도, 미국도 단독으로는 마주할 수 없다. 그래서 우리는 국가적 해결의 유혹을 거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나토는 자유, 민주주의, 법치주의라는 우리의 가치에 부응해야 한다. 나토는 항상 솔직한 논의와 진실한 협의를 위한 체계였으며 유럽과 북미를 하나로 묶어주는 역할을 했다”고 덧붙였다.

스톨텐베르그 총장은 “러시아가 최근 중거리 미사일 등 신무기를 계속 개발하고 있으며 중국의 부상으로 세계 힘의 균형이 근본적으로 바뀌고 있다. 게다가 코로나19 확산으로 안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군사, 군사, 경제, 외교 자원을 통해 사회를 강화하고 코로나19나 하이브리드, 사이버 공격 같은 위협에 대한 취약성을 줄일 수 있도록 회원국들이 나토를 좀 더 정치적으로 이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스톨텐베르그 총장의 연설은 트럼프 미 행정부가 독일 주둔 미군 감축을 계획하고 있다는 보도로 나토를 중심으로 한 유럽 안보 훼손에 대한 우려가 커진 가운데 이뤄졌다. 미 언론들은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현 3만4500명인 독일 주둔 미군을 9월까지 2만5000명으로 9500명 감축할 것을 지시했다고 전했었다. 주독 미군은 해외 파병 미군 가운데 최대 규모로 2차대전 이후 중동·아프리카 지역 내 미군 활동의 핵심 역할을 해 왔다.


[브뤼셀(벨기에)=AP/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