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어제 남북 간 모든 통신을 끊었다. 남북연락사무소뿐만 아니라 동·서해 군 통신선, 통신시험시설, 정상 간 핫라인까지 끊었다. 노동당 부위원장 김영철과 제1부부장 김여정이 대남사업 총화회의에서 “대남사업을 철저히 대적(對敵)사업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단계적 계획을 심의하고 그 첫 조치로 연락선 완전 차단을 지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통일부는 “통신선은 남북 합의에 따라 유지돼야 한다”고만 밝혔다.
북한이 밝힌 대적사업의 직접적 표적은 ‘쓰레기들의 반공화국 적대행위’, 즉 탈북민단체의 전단 살포 같은 반북(反北) 활동이다. 북한은 “다른 문제도 아닌 그 문제만은…” “배신자들과 쓰레기들이 저지른 죗값을…”이라며 탈북민들을 정조준했다.
북한의 협박이 늘 그렇듯 거기엔 더 큰 도발을 위한 명분 쌓기도, 언제 그랬냐는 듯 태도를 바꿀 핑곗거리도 담겨 있다. 당장 태영호 의원 같은 탈북민 출신 인사들에 대한 테러나 접경지역에서의 군사적 도발을 감행하며 행동으로 옮길 수 있다. 이렇게 한반도의 긴장을 고조시켜 미국의 반응을 끌어낼 대형 도발로 이어가는 전주곡으로 삼을 가능성도 있다. 정부로서는 군사적 대비태세를 면밀히 점검하고 탈북민 경호·보호조치도 강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