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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학종 반영 제한보다 합격기준 완화가 효과적”

입력 | 2020-06-10 03:00:00

서울-연세대, 고3 구제책 마련
교육 당국, 대학에 입시변경 요구… 주요 대학 전형 변경 잇따를 듯




올해 고교 3학년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5월 20일에야 학교에 갔다. 다른 학년과 달리 매일 등교가 원칙이지만 교내 또는 주변 지역에서 확진자가 발생하면 수시로 원격 수업으로 바뀐다. 이 때문에 학생과 학부모들은 올해 대학입시 특히 수시모집 때 졸업생과의 경쟁에서 크게 불리하다는 의견이 계속 나왔다.

서울대와 연세대가 마련한 전형안은 이런 고3을 위한 일종의 구제 대책이다. 서울대는 대학수학능력시험 최저학력기준을 대폭 완화하는 방법을 택했다. 2005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지역균형선발전형을 만든 이후 줄곧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2등급 이내’로 유지해 왔는데 올해만 ‘3등급 이내’로 낮추는 것이다. 서울대 지역균형선발은 고3만 지원할 수 있다. 전체 모집정원의 23.8%(761명)를 선발하는데, 매년 100명가량이 수능 최저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불합격한다. 미충원 인원은 정시모집으로 넘어간다. 결과적으로 고3에게 배정됐던 입학 정원이 졸업생에게 넘어가는 경우가 많았다. 새로운 전형안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연세대는 학생부종합전형(학종)에서 고3 기간에 해당하는 수상경력, 창의적 체험활동, 봉사활동실적을 평가에 반영하지 않는다. 이미 해당 실적을 갖고 있는 졸업생도 마찬가지다. 연세대는 자기소개서에 해당 활동을 통해 무엇을 배웠는지 서술하면 평가에 반영할 방침이다. 연세대는 이미 2021학년도 수시 모든 전형에서 수능 최저기준을 폐지했기 때문에 별도의 최저기준 변경은 없다.

다만 연세대가 내놓은 방안이 학생과 학부모의 불안감을 잠재우는 효과가 있지만 실질적인 영향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서울 한 대학의 입학사정관은 “학종은 정성평가이기 때문에 굳이 발표하지 않아도 각 대학이 코로나19를 감안해 평가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상위권 대학의 경우 합격기준 완화가 고3에게 가장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은 “대학들이 3학년 내신 성적을 아예 안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수능 최저기준 완화가 현실적인 구제 방안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교육당국은 각 대학에 고3을 위한 입시 변경을 직간접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공고된 대입전형은 원칙적으로 변경할 수 없다. 학과 개편이나 정원 조정 등 부득이한 경우에 한해 같은 해 5월 말까지(올해는 6월 12일로 연장) 대교협 심의·조정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교육부는 최근 대교협에 ‘코로나19로 인한 입학전형 변경은 올해 언제든 신청해도 된다’고 공문을 보냈다.

최예나 yena@donga.com·박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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