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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NHK, “미 시위, 재산격차 때문” 오도 동영상 사과·삭제

입력 | 2020-06-10 10:39:00

주일 미 대사관 "악의적이고 무감각" 비판




일본 NHK 방송이 ‘흑인들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 운동을 설명하는 애니메이션 동영상이 복잡한 인종 문제를 정확하게 설명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공격적이라는 비난이 쏟아지자 해당 동영상을 삭제했다고 미 CNN이 9일 보도했다.

약 80초 분량의 이 동영상에는 한 흑인 남성 캐릭터가 일본어로 미국 시위의 배경에 대해 설명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그는 미 전역을 불안하게 만든 소요의 근본 원인은 백인과 흑인 간 재산 격차 증가, 그리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흑인 사회의 더 높은 실업률 등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백인 경찰의 폭력 진압으로 사망한 것, 경찰의 잔혹성에 대해서는 한마디도 언급하지 않았다.

NHK는 지난 7일 이 영상을 트위터에 올렸다가 온라인에서 거센 비난이 일자 삭제했다.

도쿄 주재 미국대사관의 조지프 영 임시대리대사는 9일 이 애니메이션에 대해 “악의적이고 무감각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미국의 복잡한 인종 문제를 다루려 한 것이 NHK의 의도라고 보지만, 더 많은 생각과 관심이 포함되지 않은 것은 유감”이라고 말했다.

트위터에서도 많은 사람들이 NHK의 동영상에 대해 “수치스럽다”며 미국 내 소요 사태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퍼뜨리고 있다고 비난했다.

NHK는 이 애니메이션이 미국의 시위 사태를 설명하는 26분 분량의 프로그램 중 일부라며 전체 프로그램은 플로이드의 사망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문제 처리, 이에 대한 비판과 함께 미국 사회의 깊은 분열까지 다 다루고 있다고 밝혔다.

NHK는 그러나 “우리의 애니메이션 동영상에 대해 진심으로 사과하고 싶다. 적절한 고려가 부족했던 것을 후회하며, 불쾌감을 느낀 모든 사람들에게 사과한다”고 덧붙였다.

이 동영상이 게시되기 하루 전인 6일 도쿄에서는 플로이드의 죽음을 규탄하는 시위가 열렸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