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러미 리프킨 기조연설 영상.
“20년 내에 모든 국가가 탄소 기반 문명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드는 3차 산업혁명 인프라를 구축해야 합니다.”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 불이 꺼진 대회의실 정면 스크린에서 세계적 석학이자 ‘글로벌 그린뉴딜’의 저자 제러미 리프킨의 영상과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리프킨은 “현재 미국의 많은 그린뉴딜 제안은 개별적인 시범사업을 늘어놓은 것에 불과하다”면서 “그린뉴딜은 1,2차 산업혁명에 견줄만한 인프라 전환을 다루어야 한다. 한국이 인프라 혁명을 주도해 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영상은 이날 더불어민주당과 그린피스, 서울연구원과 에너지전환포럼이 주최한 ‘그린뉴딜 토론회’의 기조연설로 마련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국가 간 이동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 리프킨은 미국 사무실에서 영상을 녹화해 기조연설을 갈음했다. 현장에는 국회의원과 시민운동가, 에너지 업계 관계자들이 400석을 가득 채웠다.
그는 3차 산업혁명이 제대로 이뤄지려면 ‘건물 인프라 구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건물들이 태양광이나 지열 등을 이용해 자체 발전소가 되기도 하고, 충전소가 되기도 하며, 사물인터넷(IOT) 기반으로 전력을 공유할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렇게 되면 현재의 소유 개념이 이용 개념으로, 판매자 개념이 공급자 개념으로 바뀌면서 경제·사회적 패러다임이 전면 전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리프킨은 한국에 대해 3차 산업혁명에 요구되는 자원과 자질이 충분한 나라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에는 SK(통신회사), 삼성(전자제품 회사), 현대기아차(자동차 회사)와 같은 세계적 회사가 있다”라면서 “한국은 개발도상국의 대표적 성공사례로, 강한 의지와 결의가 한국의 문화적 DNA에 존재한다”고 말했다.
강은지 기자 kej0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