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버스토리]교체설 수면 아래로… 靑, 유임 무게
○ 교체설에 흔들린 윤석헌… 靑 ‘유임’에 무게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청와대는 당장 금감원장을 교체하지 않고 국정감사 이후 일부 금융공공기관장 교체와 맞물려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청와대 내부에선 윤 원장 교체 분위기는 감지되지 않고 있다”라며 “일러도 국정감사 이후나 될 것”이라고 했다.올해 윤 원장을 중심으로 금감원에 불어닥친 외풍은 극심했다. 시작은 잇단 금융사고에 대한 관리·감독 부실이었다. 대규모 손실을 불러온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사태, 라임자산운용 사태 등 금융사고가 잇따라 터지자 “미연에 막을 수 있는 사태였는데 금감원 대처가 미흡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윤 원장 교체설에 정점을 찍은 계기는 청와대 민정수석실의 감찰이었다. 청와대 민정은 DLF 사태와 라임 사태를 계기로 윤 원장과 일부 간부를 소환 조사했다. 민정의 이례적인 금감원 감찰이 결국 청와대가 윤 원장을 교체하려는 신호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 조직 안정화·금융시장과의 관계 회복 과제
하지만 흉흉하던 분위기는 6월 들어 급반전됐다. 청와대와 금융위 내부에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문재인 정부의 인사 기조, 후임자 공석 등으로 당장 교체는 힘들다고 의견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올초 강성인 원승연 전 금감원 부원장 퇴진을 물밑에서 요구하며 신경전을 벌이던 금융위는 이달 들어 금감원에 힘을 실어 주는 모습이다. 금융위는 4일 신임 금감원 부원장 임명 당시 이례적으로 보도참고자료를 배포하며 은성수 위원장이 윤 원장에게 “흔들림 없이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 줄 것”을 당부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민정의 금감원 감찰도 ‘윤 원장 흔들기’가 아닌 김조원 민정수석의 금감원 조직에 대한 ‘악연’ 때문이라는 분석이 일각에서 흘러나왔다. 김 수석이 2018년 한국항공우주산업(KAI) 사장 시절, 금감원이 분식회계를 문제 삼았고 80억 원의 과징금 등 중징계를 맞았다. 김 수석이 직접 금감원에 사실관계를 소명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민정의 금감원 감찰은 청와대 전체 의중이라고 보긴 어렵다”고 했다.
김형민 kalssam35@donga.com·장윤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