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바일 금융플랫폼 ‘토스’ 사용 화면. 토스 제공
김자현 경제부 기자
금융권에 따르면 이달 3일 토스의 온라인 가맹점 3곳에서 총 8명의 고객이 의도치 않은 결제 피해를 입었다. 총 피해액은 938만 원이다. 토스는 피해 신고를 접수한 직후 4일까지 문제가 발생한 사용자의 계정을 차단했고, 의심되는 인터넷주소(IP주소)로 접속한 계정도 미리 탐지해 확산을 막았으며, 피해 금액을 모두 환급했다고 8일 설명했다.
해명에도 불구하고 토스 이용객들은 동요하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곳곳에는 탈퇴 방법 문의와 인증샷이 줄지어 올라온다. 소비자들은 ‘불안하다’고 입을 모으고, 금융권에서는 “터질 게 터졌다”는 말이 나온다.
보안 전문가들에 따르면 토스의 설명대로 해킹이 아닐 공산이 크다. 하지만 소비자들의 불안을 키운 것은 ‘해킹이냐, 아니냐’를 떠나 토스의 대응 방식이다. 앞으로 토스에서 또 다른 문제가 생기더라도 책임을 피하는 데 급급할 것이란 생각, 또 다른 문제가 있더라도 고객 모르게 조용히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 말이다.
지난달 출시 5년 2개월 만에 처음으로 ‘월간 흑자’를 달성했고, 앞으로 제3 인터넷 전문은행 출범 등 의욕을 불태우고 있는 토스로서는 걸림돌을 만들고 싶지 않았을 수도 있다. 하지만 그럴수록 더 솔직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여줘야 건강하게 성장한다. 플랫폼 산업에선 단기간에 시장 지배적 사업자가 탄생할 수 있지만 역으로 지배적 사업자가 단기간에 바뀌기도 한다. 소비자가 쉽게 왔다가 쉽게 가기 때문이다. 소비자를 붙들 수 있는 건 결국 신뢰다. 토스가 웃자랐다는 느낌을 줄 때 소비자는 바로 떠난다.
김자현 경제부 기자 zion3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