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년 만에 흥국생명 돌아온 배구여제 내년에 열리는 도쿄올림픽 최고 컨디션으로 준비 위해 결심 해외 리그서 뛰며 프로정신 배워… 팀 우승 위해 열심히 준비할 것 외국인 선발, 자율계약으로 했으면
“옛날 등번호 그대로…” 11년 만에 국내 무대에 복귀한 ‘배구여제’ 김연경이 10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 서울호텔에서 열린 흥국생명 입단식에서 새 시즌에 사용할 자신의 등번호를 가리키고 있다. 2005년부터 2009년까지 흥국생명에서 활약할 당시 등번호 10번을 그대로 쓰는 김연경은 “지금이라도 코트에 들어가 경기하고 싶다”며 설레는 마음을 감추지 않았다. 뉴시스
배구여제 김연경이 V리그로 돌아왔다. 10일 서울 중구 밀레니엄힐튼 서울호텔에서 김연경의 흥국생명 입단식이 열렸다. 2005∼2006시즌부터 흥국생명에서 4시즌을 뛰었던 김연경은 이후 일본, 터키, 중국 무대 등을 거쳐 11년 만에 다시 친정팀에 돌아왔다. 과거 흥국생명에서 달았던 10번을 그대로 달았다. 박미희 감독과 구단 관계자들은 축하 꽃다발로 복귀를 반겼다.
터키, 중국 팀의 러브 콜을 받기도 했던 김연경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해외 리그가 재개될 수 있을지 의구심이 있었다. 어떻게 하면 내년 (도쿄) 올림픽을 최고의 컨디션으로 준비할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국내 복귀를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샐러리캡 제도에서 후배들에게 가는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구단이 제시한 최대 연봉(6억5000만 원)보다 적은 3억5000만 원(1년)에 도장을 찍은 김연경은 “금전적인 부분은 크게 생각하지 않았다.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건 경기력”이라고 강조했다.
21세에 국내 무대를 떠나 32세에 다시 돌아오게 된 김연경은 “그동안은 한국에 쉬러 들어왔었는데 이제 생활을 하다 보니 점점 짐이 늘고 있다. 집도 사람 사는 분위기가 됐고 여유도 생겼다”고 말했다. 프로 데뷔 때 첫 월급으로 부모님의 속옷을 사드렸었다는 그는 “이번엔 월급을 받으면 나 자신을 위한 고급 가방을 살 생각”이라고 말해 장내에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30대 중반을 앞둔 만큼 체력적 부담은 없냐는 질문에 “아직 만으로 서른두 살이라 몸 상태는 괜찮다. 비시즌 휴식도 많이 취한 만큼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다시 한 번 각오를 다졌다. 김연경은 다음 달 팀 훈련에 합류할 예정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