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통신선 차단조치 하루만에 법 해석 바꿔 교류협력법 적용 鄭국방 “민통선 출입통제 강화”
북한이 남북 통신연락선을 일방적으로 차단한 지 하루 만인 10일 통일부가 대북전단 살포 탈북자 단체 2곳을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경찰에 고발하고 단체 설립허가를 취소하겠다고 밝혔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제1부부장이 담화에서 탈북자 단체를 지목하며 “제집 안 오물을 청소하는 것이 마땅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자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을 추진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이번엔 이들 단체에 대한 처벌 수순에 들어간 것이다.
10일 여상기 통일부 대변인은 브리핑에서 “오늘 정부는 자유북한운동연합 대표 박상학과 큰샘 대표 박정오를 남북교류협력법 위반으로 고발하고 법인 설립허가 취소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이어 “두 단체가 (교류협력법) 반출승인 규정을 위반했다”며 “남북 간 긴장을 조성하는 등 공익을 침해했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다른 통일부 당국자는 “사법당국이 강력하게 (처벌)해주기를 희망한다”고도 했다.
김여정의 담화문이 나온 4일 대북전단 살포 금지법 추진 계획을 밝히며 “(대북전단 이슈를) 남북교류협력법으로 보는 것은 맞지 않다”고 한 통일부가 엿새 만에 입장을 180도 바꿔 처벌에 나선 셈이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사정 변경이 있어 해석을 바꾸게 됐다”며 “어렵게 모처럼 역사적인 판문점선언을 합의한 것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라는 점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국회 비준동의 절차가 마무리되지 않은 판문점선언을 근거로 대북전단 살포를 교류협력법 위반으로 새롭게 판단했다는 얘기다. 남북교류협력법 제정을 주도했던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은 “대북전단은 교류협력으로 볼 수 없다고 해서 적용을 해오지 않았던 사안”이라며 “통일부 논리는 모순이다. 법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했다.
한기재 record@donga.com·신규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