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경북고와 비봉고 경기에서 KIA 진갑용 코치의 아들 경북고 진승현이 역투하고 있다. 목동|김종원 기자 won@donga.com
경북고의 대회 첫 승을 이끈 주인공은 2학년 우완투수 진승현(17)이었다.
진승현은 진갑용 KIA 타이거즈 배터리코치(46)의 아들이자 경북고 마운드의 핵심으로 2022년 신인드래프트 지명도 기대해볼 만한 투수 자원이다. 1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동아일보사·스포츠동아·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공동주최) 비봉고와 1회전에서도 4.2이닝 동안(85구) 3안타 4사사구 6삼진 1실점의 역투로 스카우트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최고 구속 143㎞의 포심패스트볼(포심)과 슬라이더, 커브를 자유자재로 섞어 던지며 팀의 역전승을 이끌어냈다.
0-3으로 뒤진 4회말 2사 만루서 등판한 진승현은 다소 긴장한 듯 첫 상대 손성찬에게 볼넷을 허용했지만, 후속타자 심준서를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대량실점 위기에서 벗어났다.
흐름을 끊어낸 결과는 달콤했다. 경북고 타선은 5회부터 7회까지 매회 2점씩 뽑아내며 역전에 성공했다. 진승현은 9회 1사까지 1점만 내주는 깔끔한 투구로 6-5 승리의 일등공신이 됐다.
진갑용 KIA 배터리코치의 아들인 경북고 진승현이 11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제74회 황금사자기 고교야구대회 1회전 비봉고전에서 4.2이닝 1실점의 호투로 승리투수가 됐다. 진승현이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목동 |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
대구본리초 시절 중견수였던 진승현은 중학교 때는 3루수와 투수를 병행했다. 고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투수에 전념하기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주말리그 1경기(0.2이닝)에 등판해 2안타 3사사구 2실점을 기록한 것이 전부였지만, 2학년 투수들이 주축이 된 올해는 마운드의 핵심으로 큰 기대를 모으고 있다. 올해 첫 아마추어대회인 황금사자기 첫 경기부터 산뜻하게 출발하며 존재감을 드높였다. 그는 “팀을 위해 열심히 던졌고 이겨서 기쁘다”며 “대회를 준비하면서 컨디션 조절을 잘한 덕분에 감을 잡았다”고 밝혔다.
가장 큰 강점은 아버지 진 코치로부터 물려받은 멘탈(정신력)이다. 만루 위기에서 마운드에 올라 대량실점 위기를 벗어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진승현은 “(기술적으로는) 빠른 공과 슬라이더가 자신 있고, 무엇보다 항상 자신감을 갖고 마운드에 오르는 게 강점이다. 아버지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설명했다.
닮고 싶은 인물은 역시 ‘끝판대장’ 오승환(38·삼성 라이온즈)이다. 이날 승부처에서 실점을 억제하고 분위기를 바꾼 장면은 마치 오승환의 전성기를 연상케 했다. 그는 “오승환 선배 같은 선수가 되고 싶다. 빠른 공의 구위가 정말 대단하다”고 수줍게 말했다. 덧붙여 “이번 대회 목표는 우승”이라며 선전을 다짐했다.
목동|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