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금융 달라져야 산다]“받은적 없다” 92%… 유명무실 당국, 생애주기-상황별 ‘지도’로 새로운 교육 시스템 구축 나서 AI 상담 등 혁신서비스도 확대
“금융교육? 받아본 적 없어요.”
대규모 금융 피해가 반복되는 가운데도 ‘깜깜이 투자’가 사라지지 않는 것은 제대로 된 금융교육이 이뤄지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국민 10명 중 9명 이상은 금융교육을 받아본 경험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가 최근 공개한 금융교육 실태조사에 따르면 설문에 참여한 만 19세 이상 1002명 가운데 92.4%는 금융교육 수강 경험이 없다고 답했다. 정부와 공공기관이 다양한 금융교육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지만 85.3%는 이 같은 사실을 모른다고 했다. 또 응답자의 68.6%는 본인의 금융지식이 ‘충분하지 않다’고 답했다.
금융당국은 금융규제 샌드박스 시행으로 도입한 ‘혁신금융서비스’가 금융지식이 부족한 소비자들의 정보량과 선택권을 넓혀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혁신금융서비스로 도입된 NHN페이코의 ‘페이코 맞춤대출’ 등 각종 대출비교 서비스는 이용자가 여러 금융사를 방문하지 않아도 예상 금리와 한도를 조회해 가장 알맞은 대출상품을 찾을 수 있도록 돕고 있다. 혁신금융서비스로 지정돼 현재 시행 중인 신한금융투자 ‘해외주식 간편 투자 서비스’는 해외주식에 대한 접근성을 낮췄다. 미국 증시 상장 기업 313개의 주식을 소수점 단위로 간편하게 살 수 있게 했다.
11월에는 NH농협은행이 ‘인공지능 은행원을 통한 예약·상담 서비스’도 선보일 예정이다. 고객이 은행 영업점을 방문해야 할 때 인공지능 은행원에게 미리 문의만 하면 혼잡하지 않은 시간대를 확인해 방문 예약을 잡아준다. 고객에게 필요 서류를 안내해 주고 맞춤형 상품 정보도 제공한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