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만화-음악 아우른 2집 ‘daydream’낸 5인조 하드록 밴드 ABTB 드러머 강대희가 쓴 소설 66쪽에 앨범 디자이너 ‘Ongsu’의 만화 삽입 카프카 ‘변신’-최인훈 ‘광장’서 영감, “코로나 끝나면 2집 전곡 연주할 것”
국내 대표 하드록 밴드 ABTB(Attraction Between Two Bodies)가 하나의 줄거리를 바탕으로 단편소설, 만화, 음악을 아우른 ‘콘셉트 앨범’을 냈다. 2집 ‘daydream’(사진)이다. 한국대중음악상을 받은 2016년 1집 ‘Attraction Between Two Bodies’ 이후 4년간 스토리와 음악을 벼린 역작이다.
록 밴드 ABTB. 왼쪽부터 강대희(드럼) 황린(기타) 박근홍(보컬) 장혁조(베이스기타) 곽상규(기타). ABTB 제공
멤버들은 “카프카의 ‘변신’과 최인훈의 ‘광장’ 같은 소설에서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 앨범의 시놉시스를 만든 보컬 박근홍은 “화가는 환쟁이라고 불리지 않지만 대중음악가는 여전히 딴따라라 불리는 게 현실”이라면서 “자신이 진짜 벌레라는 사실을 음악가 본인만 모르는 상황을 상상하며 ‘변신’의 주인공 그레고르 잠자를 떠올렸다”고 했다. 세준은 끝내 흐물흐물해진 몸통을 짓밟힌 채 하수구로 떨어진다.
‘보라색이라고 느껴지는 점액을 흘리며 서서히 의식이 희미해져 갔다.’(소설 중)
보라색은 빨강도 파랑도 택하지 못한 세준의 처지를 은유한다.
“전작보다 더 다채로운 사운드를 내고 싶다는 고민을 했어요. 스토리가 나오니 자연스레 해결됐습니다.”(박근홍)
코로나19가 물러가고 제대로 공연을 열게 되면 2집 전곡을 순서대로 연주할 작정이다.
“핑크 플로이드, 러시, 드림 시어터 같은 대가 형님들의 발꿈치라도 쫓아가 보자는 심정이었죠. 정말 멋있는 앨범 한 장 만들고 싶었습니다.”(강대희)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