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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외무상 “미국의 군사 위협 관리 위한 힘 키울 것”

입력 | 2020-06-12 07:01:00

리선권 북한 외무상. 2018.10.15/뉴스1 © News1 사진공동취재단


리선권 북한 외무상이 12일 “우리 공화국의 변함없는 전략적 목표는 미국의 장기적인 군사적 위협을 관리하기 위한 보다 확실한 힘을 키우는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리 외무상은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2주년을 맞아 발표한 담화에서 “이것이 6·12 2돌을 맞으며 우리가 미국에 보내는 답장”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리 외무상은 “우리 최고지도부는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4차 확대회의에서 조성된 대내외 정세에 부합하는 국가 핵발전전략을 토의하고 미국의 장기적인 핵전쟁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나라의 핵전쟁 억제력을 더욱 강화할 데 대해 엄숙히 천명했다”라고 덧붙이기도 했다.

북한은 이번 담화에서 두 번의 북미 정상회담에서의 논의 자체에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리 외무상은 “두 해 전 이 행성의 각광을 모으며 한껏 부풀어 올랐던 조미(북미)관계 개선에 대한 희망은 오늘날 악화 상승이라는 절망으로 바뀌었다”라며 “조선반도의 평화 번영에 대한 한가닥 낙관마저 비관적 악몽 속에 사그라져 버렸다”라고 말했다.

이어 “지구 상에서 가장 적대적인 조미관계에 영원한 종지부를 찍고 평화와 번영의 새로운 협력의 시대를 열어나가려는 조미 두 나라 인민들의 염원은 예전과 다를 바 없지만 조선반도 정세는 날을 따라 악화일로로 치닫고 있다”라며 “지난 2년 간의 조미관계가 그것을 반증하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핵실험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중시와 풍계리 핵실험장의 폐기, 미군 유해 송환, 억류 미국인 석방 등을 언급하며 “우리가 취한 이 특단의 조치들에 번번이 깊은 사의를 표시한 미국이 합의 일방으로서 지난 2년간 도대체 무엇을 해놓았는가”라고 비판했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백악관 주인’으로 칭하며 “그는 말로는 우리와의 관계 개선을 표방하면서 실지로는 정세 격화에만 광분해 왔다”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리 외무상은 “미국에 의해 현재 조선반도는 북미 쌍방이 합의한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보장과는 정반대로 핵전쟁 유령이 항시적으로 배회하는 세계 최대의 열점지역이 됐다”라며 “미국은 남조선 군을 공격형의 군대로 전환시키기 위해 무려 수백억 달러 규모의 스텔스 전투기와 무인정찰기와 같은 첨단 장비들을 대대적으로 들이밀고 있으며 남조선 당국은 이에 천문학적인 자금을 떠섬겨바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지난 2년 간 언급한 ‘관계 개선’은 곧 ‘제도전복’을, ‘안전 담보’는 ‘핵 선제타격’을, ‘신뢰구축’은 대북 고립압살을 의미한다는 것을 드러냈다며 “장장 70년을 이어오는 미국의 뿌리 깊은 대조선 적대시 정책이 근원적으로 종식되지 않는 한 미국은 앞으로도 우리 국가, 제도, 인민에 대한 장기적 위협으로 남아 있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리 외무상은 특히 “우리는 다시는 아무런 대가도 없이 미국 집권자에게 치적 선전감이라는 보따리를 던져주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 최고지도부와 미국 대통령과의 친분 관계가 유지된다고 해서 실제 조미관계가 나아진 것은 하나도 없는 싱가포르에서 악수한 손을 계속 잡고 있을 필요가 있겠는가”라고 회의적 시각을 거듭 드러냈다.

북미 합의의 ‘파기’를 직접 언급하진 않았으나 이를 시사한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되는 대목이다.

북한은 다만 이날 담화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대외적으로만 발표하고 주민들이 볼 수 있는 노동신문에는 싣지 않았다. 최근 남북관계와 관련해 대남 총공세를 주민들에게 알리고 규탄 집회를 진행하는 것과는 차이가 나는 모습이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