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의 전기차 ‘모델 3’. 2019.10.17/뉴스1 © News1
미국 전기차 업체인 테슬라의 주가가 1000달러를 넘어서며 질주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 성능보다 월등한 배터리 기술 개발에도 뛰어들며 전기차 시장에서 영향력을 높이는 가운데, 한국 배터리 업체들에게도 기회가 될 전망이다.
테슬라는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나스닥 시장에서 주당 1025.05달러(약 122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보다 8.97% 급등한 것으로, 1000달러를 돌파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5월 테슬라 주가는 200달러 선이었지만 1년 만에 5배 이상 오르는 등 급등하는 추세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 1월 400달러 수준에서 한 달 만인 2월에 900달러를 넘기며 미국 언론으로부터 ‘저 세상(out of this world) 주식’으로 불리기도 했다. 코로나19로 급락해 361.22달러(3월18일)까지 떨어졌지만, 다시 급등해 전고점을 넘어섰다.
이날 주가 상승은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가 직원들에게 “전기트럭의 대량 생산에 착수할 때”라고 말한 사실이 밝혀지면서다. 여기에 조만간 개최를 앞둔 투자자 설명회 ‘배터리 데이’에서 주행거리가 100만마일(약 160만㎞)에 달하는 배터리 기술 개선과 관련한 발표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
현재 전기차 배터리의 수명은 10만마일(16만㎞)에서 20만마일(32만㎞) 수준으로, 기존보다 배터리 수명이 최대 10배나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그동안 배터리의 짧은 수명은 주요한 약점 중 하나였던 만큼 실제 이뤄진다면 전기차 시장의 발전에 중요한 변곡점이 될 수 있다.
특히 수명이 길어진 배터리는 머스크가 양산 의사를 밝힌 전기트럭의 핵심이 될 수 있다. 미국 교통부에 따르면 일반 승용차 평균 주행거리는 약 15만마일로, 기존 배터리로도 감당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하지만 트럭 같은 장거리 화물차량은 끊임없이 운행이 이뤄져야 하기에 일반 승용차보다 훨씬 긴 수명이 필요하다. 미국의 화물 운송 차량은 연간 약 10~15마일을 주행해야 해 기존의 배터리로는 전기트럭 개발이 불투명하지만, 수명이 100만마일로 늘어난 배터리가 개발된다면 머스크가 선언한 ‘전기트럭 대량 생산’은 현실화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박연주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테슬라가 새로운 기술로 배터리 가격 하락을 자극하는 가운데, 시장이 본격적으로 커지고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면서 배터리 기술 혁신이 빨라지고 있다”며 “전기차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리면서 규모의 경제 효과가 본격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실제로 올해 초 LG화학은 그동안 파나소닉이 배터리를 독점 공급했던 테슬라의 중국 생산 차량에 납품을 시작한 데 힘입어, 올해 1분기 처음으로 글로벌 시장 점유율 1위로 뛰어오르기도 했다.
국내 기업도 테슬라 못지않은 배터리 개발에 나서고 있다. LG화학은 GM과 전기차 주행 거리를 대폭 늘릴 수 있는 얼티움 배터리를 생산하는 합작법인을 설립했으며, 더 진전된 차세대 배터리의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달 20일 더그 파크스 GM 부사장은 “100만마일까지 지속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 개발에 거의 다 왔다”고 밝히기도 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