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미 지음·문학판
‘햇빛 좋은 날이면 어머니는/잘 마른 이불 홑청을 활짝 펼쳐놓고/대바늘로 가장자리를 꿰맸다//그 위를 우리 남매는 구슬처럼 깔깔 굴러다녔다//그날의 햇빛 냄새와 홑청 냄새를/꼭 만들어 보리라/향수 만드는 조향사가 됐는데//만들 날/머지않았다//돌아가신 어머니,/꿈에 자주 나타나/잘 마른 이불 홑청 펼쳐놓고/그날의 그 굵은 실과 바느질/자주 보여주시니’(‘이십칠 년 차 조향사의 꿈’)
라디오 작가인 시인이 방송 오프닝에 소개한 시들을 묶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