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컬리 인사이트/김난도 지음/300쪽·1만8000원·다산북스
지난해 말 출판사가 이 회사 김슬아 대표와의 대담집을 제안했을 때 마다할 이유가 없었다. 대담집으로는 성에 안 찬 김 교수는 창업 첫해 회원 5만 명, 매출 29억 원에서 지난해 회원 389만 명, 매출 4289억 원의 성장신화를 분석한 이 책을 썼다.
9일 오후 서울 관악구 서울대 연구실에서 만난 김 교수는 성공의 화두로 고객을 꼽았다.
김 교수는 책을 쓰면서 두 가지에 놀랐다. 김 대표가 대표의 가장 중요한 역할을 VOC(고객의 소리) 읽는 일이라고 한 것과 직원 승진의 기준인 KPI(Key Performance Index)가 실적이 아니라 ‘(부정적) VOC를 얼마나 줄이느냐’인 것. 모든 것을 고객에게 맞춘다는 말에 그치지 않고 이를 실행에 옮기고 있다는 것을 뜻했다.
“고객 불만은 당장 해결해 시스템 전환으로 연결시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김 대표는 ‘불만을 말해주는 고객이 고맙다’고 했다. 뭘 바꿔야 하는지 알려주는 고객이야말로 중요하다.”
김 교수는 지난달 27일 김 대표, 출판사 사람들과 출간 기념 저녁을 하기로 했다. 약속시간을 두어 시간 앞두고 물류센터 직원 1명이 코로나19 확진자 판정을 받았다. 몇 시간 뒤인 이날 밤 마켓컬리 홈페이지에는 김 대표 명의의 사과와 함께 해당 물류센터 물품 전량 폐기, 향후 방역 계획 등을 소상히 밝힌 공지가 떴다. 선제적이고 빠른 사과였다.
이 같은 고객 지향의 배경에는 김 대표의 열정이 있다. 회사를 만들고 5년간 하루 쉬었다. 이 회사에 초기 투자한 한 벤처캐피털리스트 대표는 ‘창업자는 차가운 머리(기발한 아이디어)가 있거나 뜨거운 실행력이 있는데 김 대표는 둘 다 가졌다’고 했다. “빛나는 아이디어를 실행에 옮기는 뜨거운 열정의 모범적 사례”다.
민동용 기자 min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