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격리 탓에 답답한 일상
아이들 놀이기구 집에 들이고 베란다서 캠핑존-물놀이까지
“유튜버 설명도 큰 도움 돼요”

와인·위스키 바(Bar)로 꾸민 유미지 씨(33)의 베란다. 취재원 제공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면서 아파트 베란다, 다용도실 등 창고로 쓰이던 공간을 활용해 답답함을 이겨내는 사람이 늘고 있다. 집 안 공간을 새로운 용도로 꾸미기는 쉽지 않지만 베란다는 용도를 바꾸기에 적합하기 때문이다. 온라인 커뮤니티,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서는 베란다를 텃밭, 카페·와인바, 수영장 등으로 꾸민 사례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강원 강릉시에 사는 유미지 씨(33·여)는 최근 이사한 집 베란다를 홈 바(Bar)로 꾸몄다. 평소 좋아하는 위스키와 와인을 집 안에서 편히 즐기기 위해서다. 술집 느낌을 제대로 내기 위해서 베란다 벽면을 남색 페인트로 칠하고 진열장 등 가구와 조명을 배치했다. 바를 꾸미는 데 든 비용은 300만∼400만 원. 유 씨는 “주변 친구들도 베란다를 아기자기하게 꾸며 카페 등으로 활용하는 경우가 많다”며 “부엌에서 술을 마시면 느낌이 나지 않지만 베란다는 문을 열어야 나타나는 별도 공간이라 좀 더 색다른 느낌이 있다”고 말했다.
베란다를 텃밭으로 활용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반려식물 기르기가 트렌드로 떠오르고 있는 데다 집밥을 먹는 일이 많아지면서 식재료를 위해 채소를 기르는 사람이 많아진 것이다.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베란다 텃밭 세트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4% 늘었다. 채소 모종, 채소 씨앗의 판매량도 지난해 대비 각각 128%, 32% 늘었다.

개그우먼 이국주(34)가 포장마차로 꾸민 베란다에서 음식을 즐기는 모습. 유튜브 캡처
베란다 공간에 대한 관심이 늘면서 블로그, 유튜브 등 온라인상에서 베란다 꾸미기 팁을 주고받는 경우도 많다. 온라인 맘카페에서는 ‘베란다 텃밭에서 고수(향채)를 키우고 싶은데 도와 달라’ ‘베란다에 홈 카페를 만들고 싶은데 바닥재를 추천해 달라’ 등의 글이 심심치 않게 올라온다. 유튜브에서는 ‘5만 원으로 베란다 홈포차 꾸미기’ ‘안방 베란다 캠핑장으로 꾸미기’ 등 비용을 크게 들이지 않고 셀프로 베란다를 꾸미는 방법을 알려주는 영상이 많이 올라와 있다.
기업들도 관련 상품들을 내놓고 있다. 씨앗과 화분, 흙으로 구성된 ‘베란다 텃밭 세트’가 대표적이다. 온라인 쇼핑몰에서는 채소 씨앗, 흙 3종(배양토·퇴비상토·마사토), 베란다용 화분 등을 1만∼3만 원 선에서 구입할 수 있다. 조립식 마루, 인조잔디 등 간편하게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는 바닥재 제품도 인기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