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고용시장 한파가 제조업을 덮치면서 실업난에서 상대적으로 안전했던 20, 30대 일자리가 급감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달 없어진 제조업 일자리 10개 중 5개는 이들 연령층 일자리였다.
●제조업 취업자 수, 30~40대에서 줄고 60대에서 늘고
14일 통계청 마이크로데이터에 따르면 지난달 제조업 취업자 수는 전년 동월 대비 5만7000명 감소했다. 그나마 전 연령층에서 유일하게 증가한 60대 이상 신규 취업자(4만4000명)를 빼면 50대까지에서 총 10만1000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연령대별로는 30대에서 가장 많은 인원인 2만9000명이 줄었다. 20대(―2만3000명)를 포함하면 5만7000명으로 사라진 일자리 10만1000개의 절반이 이 연령대에서 발생했다. 40대(―1만9000명)도 취업자 수 감소폭이 컸다. 60대 제조업 취업자 수가 늘어난 건 단순 노무직이 증가한 때문으로 보인다.
통계청 관계자는 “제조업은 30, 40대 종사자의 비중이 높기 때문에 취업자 수 감소 영향도 더 크게 나타났을 것”이라며 “아울러 인구구조상 30, 40대 전체 인구가 줄어들고 있기 때문에 제조업 취업자 수 감소 폭이 더 클 수 있다”고 했다.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는 제조업의 고용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지난달 제조업 일시휴직자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7만1000명 늘어난 11만7000명으로 집계됐다. 무급 휴직기간이 6개월 이내인 일시휴직자는 통계상 취업자로 분류되지만, 경기가 나아지지 않으면 실업자 또는 비경제활동인구로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4월에도 제조업 일시휴직자는 전년 동월 대비 8만2000명 늘어난 12만6000명이었다.
●늘어나는 신규 실업자, 역대 최대 규모
코로나19의 고용 충격은 제조업뿐만 아니라 서비스업 등 전방위적으로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138만4000명으로 1년 전보다 20만 명이 줄었다. 외환위기 때인 1998년 12월 28만1000명이 줄어든 이후 최대 감소 폭이다. 반면 지난달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전년 같은달에 비해 11만8000명 늘어났다. 업황 부진으로 사정이 어려워진 자영업자가 직원을 줄인 것으로 추정된다.신규 실업자 수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구직기간이 3개월 미만인 실업자 수는 지난달 기준 73만5000명으로 1년 전보다 10만7000명 늘어났다. 관련 통계를 집계한 1999년 이후 5월 기준으로 최대다.
세종=남건우 기자 w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