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감독 김태형. 스포츠동아DB
단 한 번도 연패를 당하지 않았던 두산 베어스가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쓴 잔을 들이켰다. 18연패 탈출의 희생양이 된 데 이어 첫 연패까지 떠안고 말았다.
두산은 14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한화전에서 2-3으로 석패했다. 앞서 열린 서스펜디드 게임을 6-7로 내주며 한화의 18연패 탈출 제물이 됐고, 그 충격을 완전히 떨치지 못했는지 본 경기에서도 1점차 패배를 당했다.
올 시즌 두산은 불안한 불펜 탓에 고전하는 일이 잦았다. 그러나 9~11일 창원 NC 다이노스와 3연전까지 총 10차례의 3연전에서 8차례나 위닝시리즈를 달성하고, 단 한 번도 연패를 허용치 않으면서 안정된 전력을 과시했다. 상위권 팀에는 연승과 연패를 반복하는 것보다 흐름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두산의 ‘연패 제로’가 시사하는 바가 컸던 이유도 그래서였다.
비록 NC와 원정 3연전에서 1승2패로 밀렸지만, 12일까지 18연패에 빠졌던 한화를 상대로는 어렵지 않게 다시 위닝시리즈를 챙길 수 있을 듯했다. 그러나 김태형 두산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14일 경기에 앞서서도 “솔직히 연패 중인 팀과 맞붙을 때는 냉정하게 하려고 해도 신경 쓰이는 부분이 없지 않아 있다”며 어두운 표정을 지었다.
우려가 현실이 됐다. 14일 오후 2시부터 열린 서스펜디드 게임에선 6-6으로 맞선 9회말 2사 2·3루서 함덕주가 한화 노태형에게 끝내기안타를 내줘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그래서인지 두산 선수들의 움직임은 더 경직됐다. 본 경기에서 선발 데뷔전을 치른 박종기는 최고 구속 149㎞의 포심패스트볼을 앞세워 4.2이닝 동안 3안타 1홈런 2볼넷 5삼진 3실점으로 잘 버텼지만, 타선이 9안타를 치고도 2득점에 그치는 바람에 또 1점차 패배를 당했다.
예상치 못한 일격에 시즌 첫 연패의 충격까지 떠안고 서울행 버스에 오른 두산 선수단이 16일부터 18일까지 잠실구장에서 열릴 삼성 라이온즈와 홈 3연전을 통해 분위기를 바꿀 수 있을까.
대전|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