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인천 SK행복드림구장에서 ‘2020 신한은행 SOL KBO리그‘ SK 와이번스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가 열렸다. 9회말 1사에서 SK 최정이 4-3으로 승리하는 끝내기 홈런을 날리고 있다. 인천|김민성 기자 marineboy@donga.com
‘홈런공장장’ 최정(33·SK 와이번스)의 모든 걸음은 역사다. 그의 발길을 따라 KBO리그에도 끊임없이 새로운 이정표가 세워지고 있다.
홈런 두 방으로 연거푸 기록을 갈아 치웠다. 최정은 14일 인천SK행복드림구장에서 벌어진 KIA 타이거즈와 홈경기에서 시즌 3·4호 아치로 다양한 이야기를 썼다. 9회 개인통산 19번째 연타석 홈런이자, 3번째 끝내기홈런으로 팀의 4-3 극적인 승리를 이끌며 개인 커리어에도 새로운 이력 두 줄을 새겨 넣었다. 개인통산 339호 홈런으로 이 부문 단독 4위에 오르는 한편 역대 최연소인 33세 3개월 17일의 나이로 KBO리그 11번째 개인통산 1100타점 기록까지 달성했다.
묵묵히 정상을 향한다. 현역 최다홈런 기록 보유자인 최정이 바라보는 곳은 통산 홈런 1위인 이승엽(467개)의 고지다. SK도 팀의 상징적 존재인 그에게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2018시즌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한 뒤 6년 최대 106억 원(계약금 32억 원·연봉 68억 원·옵션 6억 원)을 들여 장기 프리에이전트(FA) 계약을 맺은 것이 한 사례다. 프랜차이즈 스타를 넘어 ‘원 클럽 맨’의 길을 예약한 최정은 선수생활이 보장된 2024년까지 매 시즌 26개씩의 홈런만 쳐도 역대 개인통산 홈런 1위에 오를 수 있다.
올 시즌 장타 생산 속도가 현저히 줄었지만 2016년부터 2019년까지 40~46~35~29개의 홈런을 거뜬히 쳐낸 최정으로선 달성이 어렵지 않은 목표다. 이미 이호준(337홈런·NC 다이노스 타격코치)을 제치고 단독 4위로 올라선 그는 3위 장종훈(340개·한화 이글스 육성군 총괄코치)과 2위 양준혁(351개·MBC 스포츠플러스 해설위원)을 넘어서는 것 또한 시간문제다.
최정의 홈런에 팀도 함께 웃는다. 이날 최정의 홈런 2개도 팀 승리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날 경기에 앞서 4연패에 빠져있던 SK는 KIA 에이스 양현종을 상대로도 힘겨운 승부를 했다. 7이닝 동안 무려 10개의 삼진을 빼앗기면서 점수를 뽑는 데 애를 먹었다. 그러나 2-0으로 근소하게 앞선 6회 최정이 양현종의 6구째 직구를 받아쳐 좌월 솔로홈런을 터트려주면서 좀더 여유가 생겼다.
불펜의 부진 역시 주장인 최정이 만회했다. 박민호~서진용~하재훈이 7~9회 1점씩 내주면서 3-3 동점이 됐지만, 최정이 9회말 홍상삼의 4구째 직구를 공략해 이번에는 가운데 담장을 넘겨버렸다. 이 홈런으로 이날 타점 2개를 보탠 최정은 2016년 김태균(한화 이글스·34세 2개월 11일)이 작성한 최연소 1100타점 기록마저 경신했다. “결국 최정이 쳐줘야 한다”는 염경엽 SK 감독의 바람대로 ‘해결사’ 최정이 응답한 하루였다.
인천|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