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확보 위해 치열한 경쟁
송금시장이 은행과 핀테크 업체들의 격전지가 되고 있다. 은행들은 기존 고객을 잡아두고 다른 은행의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핀테크 업체들은 송금 고객들의 정보를 축적하기 위해 송금시장에 공들이고 있는 것이다.
○ 갈수록 낮아지는 해외송금 수수료
14일 금융결제원에 따르면 올 들어 4월까지 국내 송금건수는 20억400만 건, 금액으로는 8333조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각각 7.9%, 13.9% 늘었다. 이 가운데 인터넷·모바일 송금 비중은 건수로는 90.3%, 금액은 88.7%를 차지했다.신한은행과 KB국민은행도 마찬가지다. 신한은행은 자체 앱으로 3000달러 이하를 송금하면 전신료 5000원만 부과하고 있고, KB국민은행은 5000달러 이하 금액을 연중 24시간 해외 송금할 수 있도록 했다.
은행들이 해외 송금 서비스를 강화하는 것은 저금리 때문에 기존 은행상품으로는 고객들을 붙잡아 두기 어려운 이유도 있다. 은행 관계자는 “해외로 자녀가 유학을 갔거나 가족을 보낸 고객의 경우 고액 자산가인 경우가 많다”며 “이들 고객을 새롭게 유치하고, 기존 고객을 붙잡아 두기 위한 전략으로 해외 송금 서비스의 강화가 활용되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 고객 정보 확보 위해 무료 수수료 내거는 핀테크 업체들
반면 핀테크 업체들은 고객을 끌어모으는 것 자체로 경쟁력이 강화된다는 입장이다. 기존 은행권과의 경쟁이 목적이 아니라, 송금 서비스를 통해 유입된 고객의 정보가 누적될 경우 ‘플랫폼’ 사업으로 확장하는 데 용이하다는 것이다. 송금 서비스를 이용한 고객들의 경우 은행 계좌 및 예금, 대출 상황, 신용카드 사용내역 등의 정보를 업체에 제공하는 경우가 많다. 이때 업체들이 고객의 소비패턴 등 금융생활정보를 분석해 얻어낸 데이터는 그 자체로 자산이다. 특히 정부의 혁신금융 기조에 따라 이 같은 정보는 거래소를 통해 비실명화된 후 매매가 이뤄지기도 한다.
김동혁 기자 h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