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테러지원국 지정 따른 제재 반발… “필요하다면 국제기구 법적조치도” 이란 중앙은행 총재에 지시내려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이 “모든 방법을 동원해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로 한국 내 은행에 동결된 이란의 원유수출 대금을 해제하라”고 지시했다. 반(半)관영 메르통신에 따르면 12일 로하니 대통령은 중앙은행 총재에게 전화를 걸어 정치적 대화는 물론이고 국제기구의 법적 조치까지 취해 원유수출 대금을 조속히 받아내라고 주문했다. 특히 “한국이 의약품 같은 인도적 물품의 구입까지 금지한 것은 용납할 수 없다. 최대한 빨리 규제를 철폐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과 IBK기업은행에 개설된 이란중앙은행 계좌에는 약 70억 달러(약 8조4000억 원)의 원유수출 대금이 묶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과 이란의 교역은 두 은행에 개설된 이란중앙은행 계좌를 통해 원화 결제로 이뤄져왔다. 하지만 미국은 지난해 5월부터 한국의 이란산 원유 수입에 대한 한시적 제재 예외 조치를 중단했고, 지난해 9월에는 이란중앙은행을 국제테러 지원조직으로 지정했다. 이에 따라 두 은행은 해당 계좌의 운용을 중단했다.
현지에서는 계속된 서방의 제재로 상당한 어려움에 처한 이란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과 저유가 사태까지 맞아 극도의 재정난을 겪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