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막강 타선의 우승후보 부산고, 실책 남발로 율곡고에 1-3 패배 레전드 이승엽 배출한 경북고… 7번째 우승 도전했던 경남고도 16강에도 못오르고 ‘집으로’
“와! 우승후보를 꺾었다” 경기 파주시 율곡고 3루수 남정완(왼쪽)과 포수 김성빈이 14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74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2회전 부산고와의 경기에서 3-1로 승리한 뒤 기뻐하고 있다. 1947년 창단한 전통의 강호 부산고는 우승 후보로 꼽혔지만 실책을 연발하며 2015년 창단한 율곡고에 덜미를 잡혔다.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대회 나흘째인 14일에는 강호 부산고가 고배를 마셨다. 이날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파주 율곡고와의 첫 경기에서 1-3으로 패했다. 메이저리거 추신수(38·텍사스), LG 정근우(38) 등을 배출한 부산고는 경남고와 함께 부산 지역의 양대 산맥이다. 올해도 대형 유격수 자원으로 꼽히는 3학년 정민규(18) 등 강력한 타선을 앞세워 우승 후보로 꼽혔다.
율곡고에선 두 번째 투수로 등판한 3학년 에이스 도재현(19)의 호투가 빛났다. 키 191cm의 장신 도재현은 4이닝 동안 피안타 3개, 볼넷 2개, 몸에 맞는 공 1개, 탈삼진 1개를 기록하며 무실점 승리투수가 됐다. 문용수 율곡고 감독은 “상대 타선이 강한 만큼 빠른 공만으로 공략하긴 어렵다고 생각했다. 변화구 중심의 승부를 주문한 것이 통했다”고 설명했다. 두산 투수 이영하가 롤모델이라는 도재현은 “상대가 전통의 강호라고 해서 못 이기리란 법은 없다고 생각했다. 우리끼리 똘똘 뭉쳤다”고 말했다. 2015년 창단해 전국대회(2017년 봉황대기) 4강이 최고 성적인 율곡고는 이번 대회에서 사상 첫 전국대회 우승에 도전한다.
전문가들은 고교 진학을 앞둔 중학생 야구 유망주들이 출전 기회를 잡기 위해 전국 각지로 퍼지면서 전력 평준화가 이뤄졌다고 말한다. 한 프로팀의 스카우트는 “각 팀 에이스들이 총출동하는 첫 경기에서는 쉽게 우열을 가릴 수 없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대회 전 훈련이 부족해지면서 예년에 비해 각 팀의 컨디션이 올라오지 않았다는 평가도 있다.
강홍구 windup@donga.com·조응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