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유희관 상대로 3-4 뒤진 3회… 비로 일시중단 19연패 위기 넘겨 한화, 두산에 강한 김범수 깜짝투입, 3과 3분의 1이닝 1실점으로 막고 끝내기 안타로 ‘1박2일 사투’ 승리, 2차전도 3-2 이겨 감격의 2연승
하지만 경기 시작 직후 내리기 시작해 두 차례 경기를 중단시켰던 비는 한화가 뒤진 상황에서 더 굵어졌다. 2이닝 동안 3점을 내준 유희관이 컨디션을 회복할 기회를 잃은 채 3회말 선두타자 정은원의 타석에서 결국 경기는 다음 날 재개가 결정됐다.
14일 경기 재개를 앞두고 한화가 상대적으로 유리해 보였다. 최근 이용찬, 플렉센 등 선발 자원들이 부상으로 이탈해 마운드에 구멍이 뚫린 두산은 꾸준히 로테이션을 돌던 선발 유희관마저 2이닝밖에 못 써 급히 대체자를 찾아야 했다. 고심 끝에 김태형 두산 감독은 최근 KIA에서 영입한 홍건희를 내세웠다.
3일 전 공 65개를 던져 피로감이 가시지 않은 모습이었지만 김범수는 최 감독대행의 믿음에 부응했다. 3과 3분의 1이닝 동안 1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막은 김범수 덕에 한화는 7회말 6-5 역전에 성공했다.
8회초 조기 투입된 한화 마무리 정우람이 동점을 허용했지만 한화의 연패 탈출 의지는 절실했다. 9회말 선두 타자 이용규가 볼넷으로 출루한 뒤 두산 함덕주의 폭투 등으로 2사 2, 3루 기회를 맞은 한화는 이를 놓치지 않았다. 김태균이 시즌 첫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 1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용규는 안타는 없었지만 2득점으로 승리에 기여했다.
값진 승리의 맛을 본 한화의 기세는 다음 경기까지 이어졌다. 한화는 선발 서폴드가 6이닝 8피안타 4탈삼진 2실점(비자책점)으로 호투한 데 힘입어 두산을 3-2로 제압하고 2연승을 달렸다. 디펜딩 챔피언 두산에 2경기 연속 1점 차 승리를 거둘 만큼 모처럼 끈끈한 뒷심을 보였다.
이날 롯데에 10-6으로 승리한 LG가 두산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원태인(삼성)-소형준(KT) 영건들의 선발 맞대결에서는 6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2년 차’ 원태인이 4와 3분의 2이닝 7실점으로 무너진 ‘신인’ 소형준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팀도 12-0으로 대승했다.
대전=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