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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들 “트럼프 선거유세는 코로나19 위기중 최악”

입력 | 2020-06-15 08:34:00

몇 달만의 첫 유세지 털사당국도 연기 요청
"대규모 옥내 집회에 감염 막을 길 없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코로나19의 전국적 봉쇄령 때문에 몇 달 만에 처음으로 20일(현지시간) 선거 유세를 재개하기로 한 오클로호마주 털사시 보건당국이 이를 반대하고 나섰다고 AP통신과 미국 매체들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지역에 비해서 코로나19 감염이 비교적 덜한 오클라호마 주의 털사를 선택했지만 털사 시와 카운티 보건국장을 비롯한 전문가들은 “우리 지역의 코로나19가 심각하게 증가할 경향이 있다”면서 유세를 연기해 달라고 요청했다.

털사 시 방역책임자인 브루스 다트박사는 지역신문 털사 월드( Tulsa World )와의 주말 인터뷰에서 “우리의 능력으로는 그 처럼 대규모의 옥내 집회 참석자들을 보호할 수 없고, 대통령의 건강도 지켜 드릴 능력이 되지 않아서 크게 걱정된다”고 말했다.

다른 보건 전문가들도 선거유세장의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이 각자 집으로 돌아간 뒤에 갑자기 감염률이 치솟을 위험이 크다고 경고하고 있다. 트럼프 재선본부까지도 참석자들이 발병할 경우에 책임을 묻지 않겠다는 동의 각서가 필요할 정도로 위험이 크다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있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선거 유세가 열리는 장소는 약 1만9000석의 실내 체육관으로 7월말까지 모든 행사가 금지된 채 봉쇄되어 있는 곳이다. 전문가들은 옥내 집회에 많은 군중이 함께 있을 경우 바깥에서 열리는 집회처럼 대기 순환이 되지 않아서 바이러스가 훨씬 더 쉽게 확산, 감염된다고 말하고 있다.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도 “직접 대면의 대규모 집회에서는 개인간 2미터 간격을 유지할 수 없고, 참가자 대부분이 다른 외부 지역에서 모이기 때문에 더 위험하다”며 특히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거나 구호를 외치는 곳에서는 마스크를 꼭 착용하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선거유세장에는 전통적으로 수십만 명의 대군중이 모여든다. 대개는 공항 보안검색처럼 검색대를 통과하기 위해서 장사진을 치고 오랫동안 줄을 서서 입구를 통과한 다음에 촘촘히 좌석에 앉거나, 아니면 어깨가 맞붙을 정도로 밀착해서 서 있는 것이 보통이다. 춤을 추거나 기자들에게 야유를 보내는 등 소란을 피우는 사람들도 있다.

참석자는 대개는 주변 지역 도시나 인접 주에서 오지만 어떤 사람들은 연예인 팬클럽 처럼 유세가 열리는 곳 마다 전국을 횡단하면서까지 쫓아 다니는 열성 지지자들이다. 고령층이 주로 유세장에 많이 나온다는 것도 고민거리이다.

하버드대학교 글로벌 보건연구소의 아시시 자 소장은 “트럼프 선거 유세는 참가자에게만 최악의 위기를 가져다 줄 위험한 행사일 뿐 아니라 그들의 지인이나 가족, 나중에 만나는 모든 사람들을 위험에 빠뜨릴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바이든이 선거유세를 벌이더라도 나는 같은 말을 할 것”이라며 정치적 해석을 경계했다.

한편 오클라호마주는 지금까지 다른 지역에 비해 코로나19 사망률이 낮은 곳이지만 점점 증가하고 있다. 13일 보고된 신규확진자는 하루 82명이었고 이는 하루 증가 수로는 신기록이다.

털사 시 보건당국은 트럼프 선거 유세가 다른 날, “지금처럼 바이러스 확산이 염려되지 않는 날”로 연기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