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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15 20주년에…北 “서릿발 치는 보복” vs 南 ‘절제된 행사’

입력 | 2020-06-15 10:43:00

지난해 6월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9년 특별좌담 ‘6·15 공동선언과 한반도평화’에서 테이블 위에 故 김대중 대통령과 이희호 여사의 사진이 놓여있다. 2019.6.11/뉴스1 © News1


북한이 대북 전단(삐라) 살포를 이유로 강경한 대남 비난 공세를 재개하면서, 6·15 남북공동선언 20주년은 남북관계 긴장이 최고조된 상황 속에서 치르게 될 것으로 보인다.

역사적인 6·15 공동선언이 무색하게 남북관계는 최근들어 북한의 대남 강경 모드로 인해 악화일로를 걸어왔다.

정부는 남북간 상황이 심상치 않자 6·15 기념식을 상당부분 축소해 치르기로 했다. ‘로키(Low key·절제된 대응)’ 기조를 유지하며 내부적으로 조용히 치르자는 방침을 정한 것이다.

악화된 남북관계를 반영하듯 북측도 6·15 20주년 기념메시지 대신 “서릿발치는 보복 행동은 계속될 것”이라며 가열차게 대남 압박 공세에 나섰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정세론해설을 통해 구체적인 대남 군사행동 개시를 거듭 시사했다. 신문은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이 지난 13일 담화에서 언급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철거 문제를 거듭 언급했다.

신문은 “북남(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고 그 다음 대적행동의 행사권은 우리 군대에 위임될 것”이라며 “무적의 혁명강군은 격앙될 대로 격앙된 우리 인민의 원한을 풀어줄 단호한 행동을 개시할 것”이라고 군사적 도발이 임박했음을 시사하기도 했다.

특히 북한은 이날 노동신문과 같은 관영매체를 비롯해 대외 선전매체에서도 6·15 20주년 기념 기사를 게시하지 않고 침묵 모드를 유지했다.

북한의 이같은 침묵은 지난해 6·15 공동선언 기념일 때와는 대조적인 모습이다. 지난해에도 남북관계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결렬로 인해 교착 국면이었지만, 6·15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는 6·15 19주년을 맞아 남측위원회에 연대사를 보내며 이를 기념한 바 있다.

하지만 올해에는 선전매체를 통해서도 20주년을 기념하지 않으면서, 남북관계가 또 한번의 위기를 맞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정부 역시 북한과의 맞대응보다는 조용한 기조로 6·15 20주년을 기념하겠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이날 오후 5시 30분부터 경기도 파주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서울시, 김대중평화센터와 공동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6·15 기념식’을 개최하기로 했다.

당초 행사에는 문재인 대통령의 영상메시지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생전 육성 메시지, 문화 공연, 기념 만찬 등이 예정됐다. 하지만 정부는 식순을 변경해 행사를 축소할 방침이다.

이 과정에서 정부는 전날(14일) 통일부 및 서울시, 경기도 출입기자단의 행사 풀(POOL) 취재도 불허하며 행사 축소에 나섰다.

김연철 통일부 장관 역시 6·15 관련 행사에서 “남북관계가 방향을 잃으려 하는 지금, 6·15 정신을 다시 기억해야 한다”고 ‘로 키’ 기조의 원론적 메시지를 발신했다.

김 장관은 이날 오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6·15선언 2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해 “6·15 선언은 변함없는 남북관계의 나침반”이라며 “현재의 위기에서 길을 잃지 않으려면 6·15 정신의 자주, 평화, 통일 원칙을 반드시 새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