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명숙 전 국무총리. © News1
한명숙 전 국무총리 뇌물수수 사건 당시 수사과정 문제를 둘러싸고 검찰 내부 잡음이 일고 있다.
이 사안이 감찰대상이 아니라고 판단해 대검찰청이 서울중앙지검에 배당한 뒤로 대검 감찰부장이 ‘사건 관련 기록이 모이고 있다’면서 감찰부의 수사권 등을 언급한 것이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는 것이다.
1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검은 한 전 총리 사건 재판에서 검찰 측 증인이었던 고(故) 한만호 한신건영 대표의 동료 수감자 최모씨가 ‘검찰 수사과정에 부조리가 있었다’고 지난 4월 법무부에 낸 진정사건을 5월 접수했다.
대검은 이 사건을 지난달 29일 서울중앙지검에 내려보냈고 이는 이달 1일 인권감독관실에 배당됐다. 최근엔 수사과정 문제가 있었는지 조사하라는 윤석열 검찰총장 지시에 따라 이용일 서울중앙지검 인권감독관과 대검찰청 인권수사자문관 등 검사 3명으로 전담 조사팀이 꾸려져 지난 10일부터 당시 수사기록 검토도 시작됐다.
이 가운데 한동수 대검 감찰부장이 지난 13일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이례적으로 이 사건에 대한 의견을 표명하면서 윤 총장 결정에 대한 이견을 우회적으로 드러낸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법무부는 2006년 고위 법관과 검사가 연루된 ‘김홍수 게이트’ 이후 2008년부터 검사장급인 대검 감찰부장직을 외부 공모로 전환했다. 판사 출신 한 부장은 지난해 10월 감찰부장으로 임명됐다.
한 부장은 “한 전 총리 사건은 이미 사회적 이목을 끄는 사건이 돼 진상조사가 불가피하다”며 ‘사안 진상 규명 의지와 능력을 가진 단수 또는 복수 주체가 국민 신뢰를 받을 수 있는 조사결과를 정확하게 내놓는 것’을 사건처리 방법으로 제언했다.
감찰이 아닌 수사가 진행되는 사안에 감찰부장이 공개적으로 조사과정과 결과가 정확해야 한다며 감찰부 권한을 강조하자 법조계에선 검찰조직과 감찰부장 간 충돌이 있는 것 아니냐는 추측도 이어지고 있다.
윤 총장과 한 부장은 지난 4월 이른바 ‘검언유착’ 의혹과 관련해 감찰부장의 감찰개시 권한을 두고도 대립한 바 있다. 당시 한 부장은 윤 총장에게 수차례 감찰 개시 보고를 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검찰은 한 부장 의견표명과 관련해 참모 간 이견은 언제나 있는 것이며 충돌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대검 관계자는 “통상 사건과 관련한 진정은 일선청이 처리하는 게 보통이라 서울중앙지검으로 내려보내 진상조사를 하는 것”이라며 “특별히 의미있게 보고 있진 않다”고 말했다.
같은 관계자는 “어떤 절차를 거쳐 배당할지는 결국 대검에서 결정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