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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내 테이저건 뺏어갔어” 탕탕탕…논란의 흑인 사망 영상 보니

입력 | 2020-06-15 15:55:00


비무장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후 미국 전역에서 항의 시위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또 다른 흑인 남성 레이샤드 브룩스(27)가 경찰의 총격에 숨지는 사건이 발생해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 흑인 남성은 경찰이 수갑을 채우는 과정에서 몸싸움을 벌인 뒤 테이저건(권총형 전기충격기)을 빼앗아 도주하다 실탄을 맞고 사망했다.

현장 영상이 공개된 후 “경찰이 불필요한 총격을 가했다”는 비난과 “이번 사건은 플로이드 사망 사건과는 다르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사건은 현지시각으로 지난 12일 밤 일어났다. 경찰은 애틀랜타의 웬디스 패스트푸드점 앞에서 드라이브스루 차로를 한 자동차가 막고 있다는 신고를 받고 출동했다.

도착한 경찰은 차 안에 잠들어 있던 브룩스를 깨웠다. 경찰은 음주 측정을 했고, 브룩스는 순순히 요구에 응했다. 혈중알코올농도는 만취 기준인 0.08을 웃도는 0.108이었다.

브룩스는 경찰이 묻는 말에 차분히 답했다. “딸의 생일을 축하하느라 한잔했다”고 말했다. 무기는 없었고, 공격적 태세도 아니었다.

여기까지는 순조로웠다. 경찰이 “당신은 운전해선 안 된다”며 수갑을 채우려는 순간, 브룩스가 돌연 저항하기 시작했다.

경찰 2명과 브룩스는 뒤엉켜서 몸싸움을 벌였다. 경찰은 “싸움을 멈춰라”고 경고하면서 “테이저건을 사용하겠다”고 꺼내 들었다.

하지만 경찰은 곧바로 브룩스에게 테이저건을 뺏기고 말았다. 브룩스는 테이저건을 잡아챈 뒤 몸을 일으켜 달아나기 시작했다. 경찰은 “망할, 내 테이저건을 가져갔어”라고 외치며 뒤쫓았다.

얼마 뒤 ‘탕 탕 탕’하고 총성 세 발이 울렸다. 브룩스는 등에 총 두 발을 맞고 장기 손상과 과다 출혈로 사망했다.

총을 쏜 경찰 개렛 롤프는 브룩스가 달아나는 과정에 테이저건으로 공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로 영상에는 브룩스가 몸을 돌려 경찰을 쏘는 듯한 자세를 취하는 모습, 이후 경찰이 뭔가에 맞은 듯 휘청이는 모습이 보인다. 다만 정확한 사실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지난달 25일 숨진 플로이드에 이어 또 한 명의 흑인이 백인 경찰관의 총격으로 사망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항의 시위에 기름을 부은 형국이 됐다.

유족 측 변호사인 크리스 스튜어트는 “테이저건은 치명적인 무기가 아니다. 경찰은 총을 쏠 필요가 없었다”며 “경찰이 좀 더 연민을 갖고 겁을 덜 먹었다면 그는 아마 죽지 않았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애틀랜타 풀턴카운티 지방검사인 폴 하워드는 14일 CNN에 “경찰이 당시 생명에 위험을 느꼈는지, 심각한 부상을 입었다고 느꼈는지가 관건”이라며 “만약 총격이 자신들의 생명을 구하거나, 혹은 다른 사람들의 부상을 막기 위한 것이 아니었다면 정당화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두 경찰관의 몸에 부착된 바디캠과 경찰차의 블랙박스 영상 등이 공개된 후 “플로이드 사건과는 다르다”는 의견도 적잖게 나오고 있다.

공화당 내 유일한 흑인 상원의원인 팀 스캇은 CBS 방송에서 “용의자가 돌아서 테이저건을 쐈을 때, 경관은 뭘 해야 하는지 궁금하다”며 “브룩스의 죽음은 우리가 조지 플로이드 사건 또는 다른 사건들에서 봤던 것들보다 확실히 덜 명확하다”고 지적했다.

경찰들에 대한 기소 여부는 17일경 결정될 예정이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