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동아DB
서울 양천구 목동의 주상복합단지 ‘목동 하이페리온’. 최고 층수 69층의 초고층 단지로, 아파트 2개동과 오피스텔 1개동으로 이뤄진 곳이다. 2003년 지어진 이 단지의 오피스텔(전용면적 137㎡)은 올해 4월 17억4000만 원에 거래됐다. 불과 6개월 전인 지난해 10월 14억 원에 실거래된 것에 비해 3개월 만에 24% 상승했다. 같은 기간 이 단지의 전용면적 156㎡ 아파트가 19억5000만 원에서 21억6000만 원으로 10%가량 오른 것과 비교하면 상승률이 2배 이상으로 높다.
이 단지의 한 공인중개사는 “입지와 학군이 좋은 데다 아파트와 설계 등에서 큰 차이가 없는 주거 목적의 아파텔(아파트+오피스텔) 성격이 강해 최근에는 가격을 올리기 위해 오피스텔 매물도 다시 거둬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부동산 시장에서 상대적으로 주목받지 못하던 오피스텔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강력한 주택 대출 규제로 인해 초저금리 시대에 풍부해진 유동성이 오피스텔 등지로 몰리는 풍선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처럼 오피스텔에 대한 수요가 늘어난 배경에는 정부가 지속해온 강력한 주택 거래 규제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12·16부동산대책 등을 통해 투기지역이나 투기과열지구에서는 15억 원 이상 고가 주택에 대해서는 대출이 되지 않는 등 강력한 규제가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오피스텔은 현행법상 주택이 아닌 업무시설로 구분돼 있어 이 같은 주택대출 규제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청약을 할 때도 아파트처럼 해당 지역 의무 거주 기간이나 주택 보유수 등에 따른 조건 없이 만 19세 이상이면 누구나 신청할 수 있다.
정재현 리얼투데이 본부장은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완화 등 초저금리 상황에 풍부해진 유동성이 촘촘한 대출 규제로 인해 아파트 등의 부동산 시장으로 가지 못하고, 대체 투자처로서 오피스텔 등에 유입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올해 1~4월 오피스텔 거래량은 5만3068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4만5297건)보다 17%가량 증가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입지와 연식, 브랜드에 따라 가격 양상이 천차만별인 오피스텔의 특성상 투자에는 신중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특히 최근 수년간 이어 온 오피스텔 공급 과잉으로 가격 상승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크다. 직방에 따르면 2016년 전국 오피스텔 공급량은 7만4360실 규모였지만 2018년 9만5005실로 증가했고, 지난해에는 11만9546실까지 공급됐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오피스텔 가격 변동률은 올해 1월 0.10%에서 3월 0.52%로 줄었고, 지난달에는 0.05%까지 떨어졌다.
함영진 직방 데이터랩장은 “올해는 전국적으로 오피스텔이 약 5만5085실 공급될 예정인데, 최근 2년간 오피스텔 공급량이 20만 실에 이를 만큼 공급량이 많아 시장의 조정 작용으로 보인다”며 “전용면적 59~84㎡의 경우 아파트의 대체재로서 실거주 수요 등이 일부 몰릴 수 있지만 1인 가구에 임대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소형 오피스텔은 공급 과잉 등에 따라 가격 상승을 크게 기대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