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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만 원짜리 캐러밴 사려면 석달 기다려야” …코로나에 부는 캠핑 열풍

입력 | 2020-06-15 17:50:00


뉴스1

대전에 사는 직장인 진모 씨(31)는 최근 온·오프라인에서 텐트, 캠핑의자 등 캠핑용품 40만 원어치를 구입했다. 진 씨는 지난달 캠핑에 입문한 ‘캠린이’(캠핑+어린이·캠핑 초보를 가리키는 신조어)다. 진 씨는 “‘집콕’ 기간이 길어져서 답답하던 중에 우연히 유튜브에서 캠핑 영상을 보고 관심을 갖게 됐다”며 “최근에 경북, 충북으로 캠핑을 다녀왔는데 매우 만족해 다시 가기 위해 일정을 잡는 중”이라고 말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의 장기화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교외에서 즐길 수 있는 캠핑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여름 휴가철이 다가오지만 해외 여행이 여전히 어려운 가운데 일상을 벗어나 타인과 거리를 두고 자연을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찾는 사람이 늘고 있다. 캠핑을 즐기는 이가 많아지면서 ‘캠린이’ ‘혼캠’(혼자 캠핑을 즐기는 것) ‘차박’(차에서 숙박하는 것) 등 캠핑과 관련한 신조어도 나오고 있다.

캠핑 열풍에 수천만 원짜리 캠핑용 캐러밴(차량에 연결하는 이동식 주택)까지 구입하는 사람들도 있다. 캠핑과 관련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캐러밴 계약을 인증하는 인증 글이 쏟아지고 있다. 한국산 캐러밴 업체의 웹사이트에는 이달 1~15일 20건이 넘는 견적 문의가 올라왔다. 예약이 밀려 계약한 뒤 석 달 뒤에야 출고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서울에 사는 30대 직장인 양모 씨는 “중고로 2000만 원에 구매한 캐러밴을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연결해 아내, 5세 아들과 주말이면 캠핑을 다니는 게 삶의 낙”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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캠핑장도 포화 상태다. 예약제로 운영되는 캠핑장은 예약이 수백 건씩 쌓여 다음 달까지 주말 예약이 모두 찬 곳이 많다. 경기 파주 일산 등지의 캠핑장에서 정부 재난지원금 사용이 가능하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문의가 더욱 늘었다. 직장인 김모 씨는 “매달 지정한 날짜에 한 달 치 캠핑장 예약을 받는데 매번 서버가 다운될 정도”라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최모 씨는 “강원 평창에 앞마당이 넓은 별장을 전세로 빌렸다”면서 “캠핑장 구하기에 실패한 지인들을 초청해서 앞마당에서 텐트를 치고 놀곤 한다”고 말했다.

캠핑용품의 온·오프라인 판매량도 급증하고 있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이달 11일 캠핑용 취사용품과 캠핑의자·테이블의 판매율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110.7%, 70.8% 늘었다. G마켓에 따르면 지난달 15일부터 이달 14일까지 타프(방수막)와 천막 매출은 지난해 대비 51% 늘었다. 텐트 제품의 판매량은 86%까지 급증했다.

캠핑이 인기를 끌면서 유통업계에서 내놓는 캠핑 관련 한정판 굿즈(상품)는 출시되는 족족 품절 대란을 일으키고 있다.

SSG닷컴은 이달 1일 아이스크림 브랜드 ‘하겐다즈’와 협업해 새벽배송으로 하겐다즈 아이스크림을 구입하면 한정판 미니 알비백(보냉백)을 증정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14일까지 예정돼 있던 알비백 이벤트는 5일 만에 준비된 물량 2만 개가 모두 소진돼 조기 종료됐다. SSG닷컴 관계자는 “휴대성이 좋은 보냉백인 미니 알비백이 캠핑·피크닉 용품으로 입소문이 나서 큰 인기를 끌었다”며 “인기에 힘입어 추가 수량 1만 개를 준비해 29일부터 이벤트를 재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할리스커피가 아웃도어 브랜드 ‘하이브로우’와 협업해 9일 내놓은 지 하루 만에 품절된 캠핑용 ‘멀티 폴딩카트’도 24일 일부 매장에서 재판매될 예정이다.

김은지 기자 eunji@donga.com
신희철 기자 hc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