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포털 사람인은 자녀가 없는 2030세대 직장인 712명을 대상으로 ‘자녀 출산 의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33.7%가 출산 의향이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15일 밝혔다.
성별로는 여성이 37.6%로 남성(28.1%)보다 10%p 가까이 높았다. 특히 현재 미혼인 경우 35.6%가 자녀를 낳을 생각이 없다고 답해 기혼(20.5%)보다 현저하게 높았다.
2030세대들은 자녀를 낳지 않으려는 이유로 ‘나를 위한 삶을 살고 싶어서’(57.9%, 복수 응답)를 첫 번째로 꼽았고, ‘육아의 경제적인 부담이 너무 커서’(52.9%)가 바로 뒤를 이었다. 이외에도 ‘일과 병행이 어려워서’(41.3%), ‘아이에게 잘해줄 자신이 없어서’(34.6%), ‘결혼할 생각이 없어서’(31.3%), ‘육체적으로 너무 힘들 것 같아서’(30%) 등의 순이었다. 자신의 삶과 커리어, 경제적인 여유 등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에 출산이 꺼려진다는 것이다.
만약 육아에 필요한 적절한 지원 제도와 인프라가 마련된다면 출산에 영향을 미칠까?
자녀를 낳을 생각이 없다고 답한 응답자(240명) 중 62.5%는 우리나라가 북유럽 국가들처럼 육아에 필요한 인프라를 갖추고 지원한다면 자녀를 낳을 생각이 있다고 답했다. 자녀로 인해 자신의 삶과 커리어 등을 모두 포기해야 하는 한국형 육아가 2030세대 직장인들을 출산에서 멀어지게 하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재직 중인 회사가 육아 지원 제도를 잘 갖추고 있는 경우 출산 의향이 있는 경우가 77.7%로 그렇지 않을 경우(59.9%)보다 무려 17.8%p나 높았다.
지난 5월 통계청이 발표한 인구 동향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출생아 수가 역대 최소인 7만 명대로 떨어지면서 합계 출산율이 0.9명으로 추락했다. 저출산 문제가 날이 갈수록 심각해지면서 이에 대한 여러 대책이 쏟아져 나오고는 있지만, 여전히 육아와 직장 생활을 병행하기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더욱 현실적인 육아 지원 제도를 마련하고 인프라를 확충해 직장인들에게 출산이 곧 내 삶을 포기하는 것이라는 인식을 바꿀 수 있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
신효정 동아닷컴 기자 hj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