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안보 대표 "美대선 결과 관계 없이 미중 갈등 계속" "중국 역할 필요한 문제들서 협력해야"
유럽연합(EU)이 미국과 중국의 갈등 고조 속에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지 않고 ‘유럽의 마이웨이’를 걸을 방도를 모색하고 있다.
EU의 외교수장 격인 호세프 보렐 외교안보 담당 고위대표는 14일(현지시간) EU 대외관계청(EEAS) 블로그 기고글에서 “미·중 긴장으로 한쪽을 선택하라는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며 “우리는 유럽으로서 ‘마이웨이’를 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외부의 기대나 압력이 아니라 EU가 원하고 필요한 것을 나침반으로 삼아야 한다”며 “유럽의 길은 협력의 공간인 다자 체계를 지키기 위해 같은 생각을 가진 이들과 함께 일하는 방안 역시 포함한다”고 밝혔다.
보렐 대표는 오는 11월 미국 대선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와 관계 없이 미중 갈등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우리가 늘 동의할 수는 없는 일방적 결정을 취해 왔다”며 “하지만 일부 근본적 변화는 현 미국 행정부의 문제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미중 관계는 내년 1월 백악관에 누가 있든 글로벌 경쟁의 길에 놓여 있다”며 “이 대결이 미래 세계 질서의 틀을 짤 것”이라고 강조했다.
EU는 중국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관련 허위정보 유포나 홍콩 국가보안법(보안법) 제정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면서도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대중 강경책에는 장단을 맞추지 않고 있다.
보렐 대표는 중국과의 관계에 대해서는 여러 이견과 도전들이 있지만 협력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렐 대표는 “중국은 국제정치에서 점점 큰 역할을 맡고 있다”며 “우리는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회복부터 기후변화, 지속가능한 연결성 구축까지 중국의 역할이 필수적인 많은 문제들을 놓고 협력하는 데 큰 관심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선의의 협상을 통해 상호 바람직한 결과를 도출할 수 있는 문제들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공급망 문제부터 5세대 이동통신(5G), 전자상거래, 금융서비스 등 공정경쟁이 부족한 영역에서 상호호혜성을 키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런던=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