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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내대표단 사퇴’ 카드 꺼냈지만… 뾰족수 없는 통합당

입력 | 2020-06-16 03:00:00

수적 열세에 힘없이 무너져
원내투쟁 방침… 野연합체도 거론
“원구성 협조” 당내 이견 변수로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 사진=김동주 기자 zoo@donga.com


176석 거여(巨與)에 맞선 미래통합당은 더불어민주당의 원 구성 강행에 여론전으로 대응했지만 수적 열세에 밀려 결국 힘없이 무너졌다. 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이종배 정책위의장은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사수하기 위한 원 구성 협상에 실패한 것에 책임을 지고 원내지도부 선출 38일 만에 사퇴 의사를 밝혔다.

통합당은 15일 국회 본회의 및 원 구성 협상 보이콧, 주 원내대표의 긴급 기자회견, 초선 의원들의 국회의장실 항의 방문, 국회 로텐더홀 항의 시위 등 원내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막판 여론전에 나섰으나 역부족이었다. 홀로 본회의장에 입장한 주 원내대표는 의사진행발언에서 “오늘은 국회가 없어진 날, 일당 독재가 시작된 날로 역사에 남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같은 시간 통합당 의원들은 본회의를 보이콧하고 로텐더홀에서 시위를 이어 갔다.

민주당이 결국 상임위원장 선출을 강행하자 주 원내대표는 원내대표단 사퇴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냈다. 주 원내대표는 사퇴 발표 후 16일 잡혀 있던 일정을 전부 취소했다. 의원들이 강하게 만류하고 있어 향후 재신임을 받을 것이라는 관측이 많지만 복귀까지는 수일이 걸릴 것으로 보여 여야 협상도 난항을 겪을 것으로 전망된다.

통합당은 일단 장외투쟁 대신 어떻게든 원내에서 싸우겠다는 방침이다. 지난해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국면에서 길거리 장외투쟁, 단식, 삭발 등 극단적 방법을 총동원했지만 오히려 민심과의 거리만 멀어졌다는 것을 총선 결과에서 확인했기 때문. 통합당 내에서는 국민의당, 무소속 의원들과 연대해 대여 견제에 나서기 위해 원내 야당 연합체인 일명 ‘국민상임위원회’를 꾸리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하지만 수적 열세를 극복할 방법은 없어 통합당의 한숨은 깊어지고 있다. 당내 이견도 변수다. 원 구성 협조를 주장하는 장제원 의원은 의총 참석 후 기자들과 만나 “이채익 의원 등도 원 구성에 협조해야 한다고 발언했다”고 의총 분위기를 전했다. 또 12일 상임위원장 포기를 선언한 통합당 3선 의원들 내에서 이견이 나오면서 민주당이 18개 상임위 위원장을 모두 독식하게 될 경우 추가 반발도 예상된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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