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프레스센터서 '미래 경제문화포럼' 조찬 강연 "기본소득 도입 나라 없어…복지와 연계해 논의해야" "포용성장, 저임금 계층 보듬어 고용 개선이 포인트" "최저임금 급격한 인상 역풍…포용성장 부정적 인식" "코로나19 백신·치료제 집중 개발…내년 초 성과 기대"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6일 전 국민 대상 기본소득을 줘야 한다는 일부 정치권 주장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고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홍 부총리는 이날 미래경제문화포럼이 서울 광화문 프레스센터에서 주최한 조찬모임에서 ‘한국 경제·사회가 가야 할 6가지의 길’을 주제로 강연을 하며 이같이 밝혔다.
홍 부총리는 “지구상에 기본소득을 도입한 나라가 없고 언급할 정도의 상황도 아니다”며 “전 국민에게 30만원씩만 줘도 200조원이 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0조원 더 걷어서 우리 아이들이 부담하게 하는 게 맞나”라고 반문했다.
홍 부총리는 “같은 돈을 쓸 때 어떤 게 더 효과적인 것을 봐야 한다”며 “1등부터 5000만 등까지 나눠서 1등에게도 빵값을 줘야겠나”라고 했다. 그러면서 “소득 없는 사람들, 기초생활이 안 되는 사람들에 대해 보장을 해주는 게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기초소득을 언젠가는 논의하겠지만, 지금은 아니다”며 “복지체계와 연계해서 논의해야지 그냥 주는 것은 동의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이날 강연에서는 포용 성장에 대해서도 강조했다. 홍 부총리는 “많은 분이 포용 성장을 최저임금을 많이 올리고 52시간 고용 조건을 변화하는 거라고 인식돼 있지만, 저는 일자리 창출, 가계소득 증대, 핵심생계비 경감, 사회안전망 확충 4가지로 본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자리를 만들어 내 고용시장에서 벗어난 사람들을 끌어들여서 소득을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그는 “지나치게 저임금에 시달리고 있는 저임금 계층에 대해 우리 사회가 같이 보듬어 가는 입장에서 최저임금도 올려주고 고용 요건도 개선하자는 게 포인트인데 이 부분에서 최저임금이 최근 2~3년 동안 급격히 오르면서 역풍을 맞았다”고 아쉬워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우리나라 최저임금은 빠르게 인상됐다. 지난 2018년에는 7430원으로 전년보다 16.4% 증가했으며 2019년에도 10.9% 인상한 8350원이었다. 다만 올해는 전년보다 2.9% 인상한 8590원에 그쳤다.
홍 부총리는 “속도 낼 것은 속도를 내야 하지만, 최저임금이나 52시간 근무제 등 기업 부담이 과도한 것은 최근 들어 속도 조절을 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홍 부총리는 연구개발(R&D) 예산이 적다는 말에는 뜻을 달리했다. 그는 “정부 R&D 예산은 24조원으로 국내총생산(GDP) 대비 보면 한국이 1위다”며 “복지, 국방 등 국가 예산이 투입돼야 하는 사업 우선순위가 있기 때문에 24조원이 적은 규모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K-방역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알렸다. 홍 부총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관련) 백신 개발과 치료제 개발은 K-방역의 핵심”이라며 “정부 부처가 달라붙어서 집중적으로 R&D 연구를 진행 중이고 이르면 내년 초 성과가 나올 수 있다는 얘기도 있다”고 기대했다.
코로나19 사태 이후 과제에 대해서는 추가적인 정책을 발표할 방침이다. 홍 부총리는 “코로나 사태 이후 1~2년 동안은 자국 이기주의와 연계해 세계화가 위축될 수 있다”며 “글로벌 밸류체인(GVC)을 어떻게 보강할 것인지, 유사시 안전망을 확보하면서 GVC를 움직이도록 하는 과제를 연말쯤 정부가 발표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세종·서울=뉴시스]